옆집 화장실 문짝도 뜯어간다…-20도 한파에 北 '땔감 도둑' 기승

한지혜 2024. 1. 12. 01: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가 이어지는 북한에서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기 위해 이웃집 화장실 문짝까지 뜯는 등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 모인 북한 주민들. 뉴스1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 재팬은 지난 9일 북한 양강도 소식통을 통해 혜산시에서 땔감이 없는 주민들이 이웃집 대문이나 변소 문짝까지 몰래 뜯어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보도했다.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뚝 떨어지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생활고에 땔감을 살 형편이 안되자 이런 '땔감 절도'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또 현재 북한은 조림사업으로 인해 벌목 단속이 강화돼 땔감을 구하기가 비교적 어려워졌다.

소식통은 "발각되면 죽도록 맞기도한다"며 "도둑질에 나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됐는데도 별다른 대책은 없어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만 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은 '세외부담'(non-tax burden) 이후 극심해졌다. 세외부담은 주민이 지방정부에 내는 일정량의 돈이나 현물, 노동력 등 비정기적 또는 반정기적 의무 부담을 가리킨다. 이는 1974년 4월 1일 세금 제도 폐지 이후 비공식 관행으로 도입됐다. 할당량을 못 채운 경우, 사상적 각오가 투철하지 못하다고 공개적으로 자아비판을 하도록 해 수치심을 주거나 정치범으로 간주한다. 최근 홀로 생계를 꾸리는 한 북한 여성이 요구와 부담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