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이야마, 눈이 멀다
2024. 1. 12. 00:03
〈32강전〉 ○ 김명훈 9단 ● 이야마 유타 9단
장면④=AI의 전략은 대부분 ‘버리기’다. 버리기를 거듭 강조한 ‘바둑10결’과도 통한다. 이야마 9단은 그러나 버리기 대신 ‘잡기’로 전략을 정했다. 그게 패망의 첫걸음이었다.
흑1은 대실수. 승률에서 30% 정도가 한번에 떨어지고 있다. 이야마는 흑3으로 끊어 귀의 백을 잡고 싶었다. 실리도 크고 우변 흑의 곤마도 저절로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흑3은 더욱 큰 실수로 패착이나 한가지였다. 이야마는 나중에 복기하면서 울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돌 잡기에 눈이 멀었다고 거듭 한탄했을 것이다.
◆AI의 수습책1=봉쇄당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AI에게 흑1은 너무도 당연하다. 백이 2로 끊고 4로 잡으려 하는 것은 흑7에서 잘 안 된다. AI는 흑1로 나가면 이때부터 5대5 싸움이고 흑이 조금이라도 우세하다고 판정한다.
◆AI의 수습책2=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끊지 말고 흑1, 3으로 참아야 했다. 백4의 연결을 허용해야 했다. 끊는 수야말로 승부수라 생각하며 비장하게 결행했겠지만 그게 패망의 길이었다. 이야마 같은 고수도 가끔 그런 미망에 빠진다는 게 신기하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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