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이어 아마존 프라임…미 빅테크 정리해고 칼바람
미국 시장점유율 1위인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이 대규모 정리 해고를 시작했다.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던 OTT뿐만 아니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까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11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내부 공지를 통해 프라임 비디오와 MGM 스튜디오 인력 수백 명을 정리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두 부문을 총괄하는 마이크 홉킨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검토 결과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콘텐트에 집중해 투자를 늘릴 기회를 확인했다”며 “아마존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아마존이 소유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 소속 직원 500명을 해고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아마존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도 대규모 정리 해고를 단행해 약 2만7000명을 줄였다.
아마존의 구조조정은 암울한 스트리밍·엔터테인먼트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미국 OTT 시장점유율 2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21%), HBO맥스(15%), 디즈니플러스(12%)가 뒤를 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넷플릭스를 제외한 OTT 사업자들은 지난 한 해에만 약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디즈니플러스도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포함해 총 7000명을 감축했다. 넷플릭스도 2022년 150여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파라마운트글로벌과 HBO맥스 등도 몸집을 줄였다.
아마존의 구조조정은 코로나19 시절 인력 규모를 전방위로 확장했던 글로벌 빅테크들이 이제는 선택과 집중으로 기조를 바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 역시 지난 10일 하드웨어 부서 직원 등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NYT는 “구글도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른 일자리를 줄여 비용을 줄이려는 물결에 합류했다”고 분석했다.
OTT업계에선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이유로 과도한 제작비 투자를 거론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 급성장한 OTT 사업자들은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해 구독자를 유치하고 구독료로 또다시 오리지널 콘텐트에 투자했다”며 “초기엔 선순환이 있었지만, 지금은 과도한 제작비를 지출해 모두 적자를 보는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OTT 사업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독료를 올렸지만, 오히려 구독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분석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미국 주요 OTT 가입자의 약 4분의 1이 지난 2년간 최소 3개 서비스를 해지했다. 구독료 인상이 소비자 부담을 가중한다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국내 OTT·게임 회사들도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만성적자’를 기록한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정리하며 전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중견 게임사 엑스엘게임즈도 지난해 7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오리지널 콘텐트로 승부를 보기 위해 막대한 투자 경쟁을 했지만, 소비자에겐 선택지가 너무 많아진 탓에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며 “넷플릭스가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인 것처럼 거대 기업들이 리소스를 활용해 수익을 다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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