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 새해 묵상집 찾는 이유? 견고한 신앙 위해”
새해를 맞아 “오늘부터 ‘갓생’(God生·생산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외치는 이들에게 매일 말씀 묵상만큼 유용한 게 있을까. 오전에 30여분을 투자해 성경을 읽고 기도하면 하나님과의 소통은 물론 자신과 주변의 삶도 점검할 수 있다. 하루를 일찍 시작해 일과 전 자기개발을 하는 ‘미라클 모닝’이 가능한 건 덤이다.
김병삼(60) 만나교회 목사가 쓰고 배윤주 목사가 정리한 ‘하나님의 음성’(두란노)이 갓생을 추구하는 기독교인에게 최근 인기다. 책 출간 이후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종교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매일만나 365’란 부제를 달고 2021년부터 4년째 신년 맞이 묵상집을 펴낸 김 목사를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의 교회에서 만났다.
‘말씀과 함께하는 거룩한 습관’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번 묵상집은 성경을 순차적으로 연속해 읽는 ‘렉시오 디비나 콘티누아’ 방식을 채택했다. “창세기의 ‘에덴동산’에서 출발해 요한계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며 성경 전체를 통독하기 위함”이다. 성경에 깃든 하나님의 음성을 직관적으로 묵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결코 쉬운 방법은 아니다. 창세기는 순탄하게 읽더라도 각종 제사와 숫자가 언급되는 레위기 민수기에 도달하면 당혹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잖아서다. 김 목사는 “나 역시 해당 부분은 지나치듯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정독(精讀)을 해보니 사람 이름 하나에도 다 의미가 있더라”며 “저마다 묵상 포인트가 다르겠지만 제 경우엔 나열된 이름을 읽으며 ‘믿음의 대(代)’가 갖는 중요성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책은 평일과 토요일에 성경 본문을 묵상하는 ‘6일 통독’과 일요일에 교회서 소그룹 모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루의 쉼’으로 구성됐다. 책에선 ‘소그룹 나눔’으로 분류된 하루의 쉼에선 53주간 신·구약의 성경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책 표지 뒤쪽에 실린 큐알(QR)코드를 찍으면 ‘김병삼 목사의 매일만나’ 유튜브 채널로 연결된다. 매일 오전 5시30분에 이 채널에서 김 목사가 인도하는 하루 치 묵상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일 시작한 첫 영상 조회 수는 5만 회에 가깝다. 김 목사는 “2021년 첫 묵상집 영상을 5만 명이 넘게 시청했는데 마지막 영상은 조회 수가 1만5000여회에 그쳤다. 통독이 그만큼 힘든 것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첫 영상을 올린 지 이틀 만에 4만여 회가 조회됐다. 이날 묵상을 시작한 모든 분이 힘들더라도 연말까지 통독이란 목표를 이루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영상은 매일 해당 본문 설명과 성경 통독, 묵상기도 순서로 짜였다. 성경 통독 순서에선 김 목사가 본문을 낭독하는데 이 중 6일은 그가, 일요일 소그룹 나눔 본문은 성우 미나리가 읽는다. 본문 설명과 낭독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댓글에선 “다른 통독 영상도 많지만 목사님 목소리는 쏙쏙 들어온다” “미국에서 잘 듣고 있다”는 등 긍정적 반응이 적잖다. 김 목사는 “1월 영상 녹화까지 끝냈는데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읽어야 해 힘들긴 하다”며 “그렇지만 말씀 낭독이 목회에 큰 도움이 된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했더라면 굉장한 유익이 됐을 텐데’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매일만나 365 묵상집을 펴낼 계획이다.
올해부터 김 목사는 안식년을 맞았다. 2004년 부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1년간 ‘일로부터의 안식’이 목표다. 그는 “교회 모든 목사님께 일을 맡기고 목양, 설교에만 관심을 두려고 한다. 쉰 적이 없어서 목사님들 일하는 데 간섭할까 걱정”이라며 웃었다.
‘여러 묵상집 가운데 단연 인기인데 이를 예상했느냐’고 묻자 “그만큼 하루 묵상에 대한 니즈(욕구)가 큰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결국 신앙을 다지려면 매일 ‘기도하며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한국교회가 건강해지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성도가 올 한해 함께 신앙을 다져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준비했다”며 “매일 묵상 운동이 한국교회에 널리 퍼져 단단한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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