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 수비 전문가!"…투헬도 다이어 영입 인정→토트넘서 OUT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에릭 다이어는 이제 손흥민이 아닌 김민재와 호흡을 맞춘다. 다이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확정됐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뮌헨 소식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던 딜이다. 다이어가 뮌헨으로 이적한다. 다이어는 이미 뮌헨에 도착했다. 토트넘 홋스퍼와 뮌헨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 다이어의 메디컬 테스트는 오늘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플레텐베르크는 다이어가 뮌헨 공항에 도착한 영상을 게재하며 자신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걸 알렸다. 사진이 아닌 영상이라는 점에서 해당 사진이 루머 확산을 위해 조작된 사진일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 소속으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개인 SNS에 "뮌헨이 다이어 완전 영입을 두고 토트넘과 합의했다. 다이어는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뮌헨에 도착했다. 그는 독일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뮌헨은 놀라운 구단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새로운 센터백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다이어는 지난여름 처음으로 뮌헨과 연결됐다. 복수의 독일 현지 매체들이 뮌헨이 다이어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당시 뮌헨은 김민재 외에 건재한 센터백이 없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으로 쓰러지며 센터백 포지션에 큰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다이어의 뮌헨 이적설은 이내 사그라들었다.
불이 꺼진 줄 알았던 다이어의 뮌헨 이적설은 겨울 이적시장 기간에 맞춰 다시 떠올랐다. 이번에는 지난여름보다 더 공신력이 높은 보도가 등장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뮌헨 소식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가 작성한 보도였다.
플레텐베르크는 지난 6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다이어가 뮌헨과 구두 계약을 마쳤다고 전했다. 그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다이어와 따로 대화를 나눴다며 500만 유로(약 72억)라는 구체적인 이적료도 언급했다. 더불어 다이어의 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도 다이어의 이적을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의 이적설은 뮌헨이 갑작스럽게 라두 드라구신 영입전에 참전하며 '일단 멈춤' 상태가 됐다. 그러나 드라구신이 뮌헨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이적을 선택했고, 뮌헨은 다시 다이어에게 시선을 돌렸다.
플레텐베르크는 10일 SNS를 통해 "드라구신 하이재킹에 실패한 뮌헨의 영입 유력 후보 중 하나는 다이어다. 구두 합의를 마친 상태이며, 이적료는 400만 유로(약 57억) 언저리가 될 것이다.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 그리고 1년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아직 던 딜은 아니다!"라며 뮌헨이 다시 다이어로 타깃을 선회했다고 했다.
투헬 감독도 다이어 영입을 인정했다. 독일 유력 매체 '키커'는 투헬 감독이 TSG 호펜하임과의 경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미 다이어가 뮌헨에 합류한다는 걸 밝혔다고 설명했다.
투헬은 '키커'를 비롯한 다수의 독일 매체들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선수 영입은 마지막 순간에도 틀어질 수 있다. 우리는 다이어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지막까지 기다릴 것이다. 다이어가 현재 뮌헨에 있고, 우리가 다이어 영입을 시도한 내용은 사실이다. 다이어가 합류한다면 우리 수비진에 옵션이 더해진다"라며 다이어 영입에 대한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투헬 감독은 "다이어는 수비 스페셜리스트다. 그는 좌우 센터백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고, 세 명의 센터백 사이에서도 뛸 수 있다. 다이어는 프리미어리그(PL)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라며 다이어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투헬 감독이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다이어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나왔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투헬 감독은 다이어가 가진 전술적 자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의 수비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투헬 감독이 다이어의 전술적 효용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뮌헨은 이전부터 임대가 아닌 완전 영입을 원했다. 플레텐베르크는 현재 뮌헨과 연결되고 있는 선수들의 이적 현황을 설명하며 노르디 무키엘레(PSG)의 경우 구매 옵션이 포함된 임대로 데려오길 원하지만, 다이어는 완전 영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뮌헨의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의 계획이었다.
결국 뮌헨은 원하던 대로 다이어를 임대가 아닌 완전 영입 방식으로 품는 데 성공했다.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할 만한 소식이었다. 다이어는 토트넘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 수비수다. 조세 무리뉴 감독과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 안토니오 콘테 감독처럼 수비적인 전술 스타일을 구사하는 감독 아래에서는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선호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기용하지 않고 있았다.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밀려난 이유는 간단하다. 실력 때문이다. 다이어는 수비수지만 기본적인 수비 능력이나 수비 지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어의 유일한 장점은 킥에서 나오는 롱 패스인데, 최근에는 이런 장점마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들에게 요구되는 빌드업 능력도 다이어에게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뮌헨은 다이어를 원했다.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컸다. 우파메카노가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언제 또 부상으로 쓰러질지 모르는 데다, 더리흐트는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김민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차출돼 한동안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는 점도 뮌헨이 다이어를 영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다이어는 지난여름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해리 케인과 재회하게 됐다. 한때 현지에서는 뮌헨이 한창 센터백을 찾을 때 케인이 투헬 감독과 뮌헨 구단 측에 다이어를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사실로 밝혀진 내용은 없었다. 이 루머는 그만큼 다이어와 케인이 가까운 사이라는 증거였고, 두 잉글랜드 선수들은 뮌헨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국내 팬들은 이제 다이어를 손흥민이 아닌 김민재의 동료로 만난다. 다이어는 오랜 기간 토트넘에서 뛰며 손흥민과 함께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최근에는 주전에서 밀려나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콘테 감독 체제 때만 하더라도 손흥민과 함께 이변이 없다면 선발 라인업에 기용되는 선수가 바로 다이어였다.
하지만 다이어가 뮌헨으로 이적한 뒤에도 과거 토트넘에서 그랬듯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김민재가 아시안컵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고,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다이어는 4옵션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이어의 실력이 급격하게 좋아지지 않는 이상 말이다.
대신 다이어는 다른 포지션에서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다이어는 센터백 말고도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뮌헨의 3선에는 레온 고레츠카와 요주아 키미히가 있지만, 뮌헨이 로테이션을 가동할 때 다이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방법도 생긴다. 물론 다이어가 고레츠카나 키미히와 같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힘들겠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한 경험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백업으로는 충분해 보인다.
게다가 최근 키미히의 이적설이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이어는 뮌헨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플레텐베르크는 "키미히는 여름이 되면 뮌헨을 떠날 수도 있다. 현재 키미히는 뮌헨을 떠나는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는 중이다"라며 키미히가 타 팀 이적을 여름 이적시장 옵션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미히와 연결되는 팀은 이강인의 소속팀인 PSG(파리 생제르맹)다. 플레텐베르크는 "PSG는 키미히를 즉시, 혹은 여름에 원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지는 않다. 또한 다른 팀들도 키미히의 이적 가능성을 요청한 상태다"라고 했다.
키미히가 이적을 고려하게 된 이유는 뮌헨이 그에게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플레텐베르크는 "지금까지도 뮌헨은 2025년 이후 키미히와의 계약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 키미히는 이 부분에 대해 놀랐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키미히는 지난 2021-22시즌 초반 뮌헨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약 2년 반이 지난 지금, 계약 만료까지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키미히가 뮌헨과의 동행을 이어갈 것이라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키미히는 지난시즌 막바지 여러 이적설에도 불구하고 뮌헨에 남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분위기는 약간 다르다.
뮌헨이 지난여름에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원했다는 점과도 맞아떨어진다. 뮌헨은 여름 이적시장 당시 풀럼의 수비형 미드필더 주앙 팔리냐 영입을 시도했다. 팔리냐가 뮌헨 훈련장 인근에서 포착되는 등 사실상 공식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팔리냐의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풀럼이 막바지 팔리냐의 이적을 허용하지 않으며 팔리냐의 뮌헨 이적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시즌 도중 풀럼의 주축 자원인 팔리냐를 영입하는 건 사실상 힘드니, 백업 선수인 다이어를 통해 당장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이어를 어떤 포지션에서 어떻게 기용할 예정인지는 투헬 감독만 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브리시오 로마노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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