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약품·유산·직장괴롭힘… 인정 받기 힘든 ‘여성의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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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의 산재는 잘 드러나지 않는가?'라는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알려준다.
2021년 산재가 인정된 남성은 9만4800명, 여성은 2만7913명으로 남성이 여성의 세 배에 이른다.
산재의 성별 격차는 흔히 여성의 노동이 남성에 비해 편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해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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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외 지음, 빨간소금, 340쪽, 1만9000원
‘왜 여성의 산재는 잘 드러나지 않는가?’라는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알려준다. 2021년 산재가 인정된 남성은 9만4800명, 여성은 2만7913명으로 남성이 여성의 세 배에 이른다. 산재의 성별 격차는 흔히 여성의 노동이 남성에 비해 편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해석돼 왔다. 정말 그럴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기획한 이 책은 여성 산재의 실상을 들여다본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분진 때문에, 청소노동을 하는 나이 든 여성들은 화학약품 때문에, 비행기 타는 승무원들은 우주방사선 때문에 몸이 망가진다. 좁은 공간에서 8시간 넘게 서서 일하느라 유산이 되고, 화장실에 못 가서 방광염을 달고 산다.
이런 게 다 여성들이 일하다 생긴 문제지만 산재를 말하기도, 증명하기도, 인정받기도 쉽지 않다. 노동자의 건강이나 산재 논의가 남성 노동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설 현장이나 조선소에서 ‘표준 남성’에 맞춰진 장비를 사용하다 겪는 사고, 가사보조나 간병 분야에서 흔히 발생하는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손상, 장애인이나 성소수자로서 겪는 직장내 괴롭힘 같은 여성들의 산재는 주목되지 않는다. 5인 이하 사업장, 비정규직, 서비스 노동, 무노조 등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 노동의 조건도 산재를 거론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책은 여성 노동자 19명의 인터뷰와 연구자들의 통계자료 분석을 통해 산재 제도의 젠더 불평등을 입증해 낸다. 또 여성 노동의 잘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드러내면서 여성 노동에 대한 편견을 깨트린다.
김남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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