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3년' 황운하 '돈봉투 부스럭' 노웅래도 적격…野검증 논란
문재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당내 총선 후보 검증의 벽을 넘었다.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노웅래 의원도 적격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는 두 의원을 포함해 89명의 검증 통과자 명단(10차)을 이날 공개했다. 적격 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통과 명단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이었다. 그는 울산경찰청장이던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인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 후보를 돕기 위해 김기현(현 국민의힘 의원) 울산시장 측을 표적 수사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도 검증의 벽을 넘었다. 노 의원은 2020년 2~12월 각종 지역 인허가 알선, 선거자금 등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22년 12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 의원 체포동의안을 설명하면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녹음돼 있다”고 말해 야당의 항의를 받았고, 이어진 표결에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확정판결은 아니지만,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이 후보 검증을 통과한 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기소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일부 예민한 사건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실상 ‘프리 패스’와 같은 결과가 나온 탓에 이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아전인수식 잣대를 들이댄 모양새라 역풍이 우려된다”(중진), “이럴 거면 차라리 검증을 하지 말고 다 적격을 주면 된다”(초선)는 비판이 나왔다.
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들도 또다시 대거 적격 판정을 받았다.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김홍국 전 경기도 대변인이, 이수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선 친명계인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검증을 통과했다. 경기도 평화대변인을 지낸 윤용조(부산 해운대을) 민주당 대표비서실 부국장, 이헌욱(경기 용인정) 전 경기공사 사장, 임진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경기 수원무)도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다.
비명계 의원의 지역구에 ‘자객 공천’을 노리는 예비 후보들도 통과 명단에 포함됐다.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도전장을 낸 이동주 비례대표 의원은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이다. 신동근 의원 지역구인 인천 서구을에 후보로 등록하는 모경종 당대표실 차장도 최근까지 이 대표를 수행했다. 지난 9일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서울 강북을)에 출마한 정봉주 전 의원도 이날 적격 명단에 포함됐다.
친명 인사의 약진을 놓고 비명계 초선 의원은 “오죽하면 친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가 직접 우후죽순 나서는 친명 인사들을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 자신도 인천 계양을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 대표 측은 “통상적인 절차일 뿐 아직 이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출마 여부는 막판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청와대 참모 출신들도 대거 검증 문턱을 넘어 이목을 끌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충북 청주상당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의겸(전북 군산), 박경미(경기 하남) 전 청와대 대변인, 한정우(경기 성남분당갑) 전 청와대 홍보기획관, 임세은(서울 관악을) 전 청와대 부대변인, 여선웅(성남분당갑)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6월까지 임기를 완주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서울 강남을)가 아닌 서울 종로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또 2007년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은 전북 전주병에서,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서울 송파을 예비후보로 나설 예정이다.
손국희ㆍ성지원ㆍ김정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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