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신학철 “공급 과잉”라는데, 중국은 또 증설…올해도 먹구름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업계가 어렵다”였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면서 석유화학 업계 상황을 “빙하기의 새벽”에 비유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도 “범용 석유화학 제품 쪽은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글로벌 시장을 보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런데 신년인사회가 열리던 중 중국 최대 석유화학 회사인영성석화가 올해 16조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석유화학 제품 증설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 과잉이 더 심해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 마진 악화와 중국 제품 공급 과잉으로 부진을 겪었다. 예컨대 LG화학에 대해 삼성증권은 11일 목표 주가를 70만원에서 66만원으로 내리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석유화학, 배터리 소재, 배터리 자회사 모두 실적이 부진했기에 기대치 대비 큰 폭의 하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840억원으로 제시됐는데, 시장 전망 평균치 719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다른 석유화학 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KB증권은 “석유화학 기업들은 유가 하락에 대부분 지난해 4분기 이익 감소와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올해도 석유화학 업황이 나아질 여지가 적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낸 석유화학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수익성이 일부 개선되더라도 절대적으로는 영업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올해 업황을 전망했다. 중국의 시설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을 그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는데, 특히 “프로필렌은 중국의 대규모 PDH(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 제조) 설비 신설이 2024년까지 지속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석유화학 기업들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주요 제품의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부가가치·친환경으로 돌파구
석유화학 업계는 장기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과거 석유화학업계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수익성이 악화한 필름 사업을 국내 기업은 차츰 정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데, LG화학의 경우 전지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신약을 3대 신사업으로 정하고 매출을 늘리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날 인사회에서 “저성장의 늪에 빠질지는 향후 2~3년간의 우리의 대응 방식에 따라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며 “고부가 화학제품 등 새로운 니치 마켓(틈새 시장)을 개발하면 충분히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도 “어느 산업 분야나 마찬가지로 친환경이 중요한 화두”라며 석유화학 업계의 친환경 시장 개척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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