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잃은 게임은 미래 없다”… 게임사들 ‘소통’ 총력전

김지윤 2024. 1. 11. 18: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눈높이 높아진 게이머 상대로 ‘신뢰 회복’에 적극적 행보
메이플스토리 인 게임 화면. 넥슨 홈페이지 발췌

최근 게임사들이 적극적인 이용자 소통을 단행하고 있지만 경색된 분위기를 쉽사리 풀지 못하고 있다. 보상과 서비스 개선, 더 나아가 사업 모델 포기를 선언하는 등 대대적인 ‘겜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유일한 활로는 ‘꾸준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넥슨은 자사의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아이템의 확률을 임의로 낮추고 거짓 공표한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116억 4200만원을 부과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10년 9월부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아이템의 확률을 0%로 변경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지속한 것이 적발됐다. 타 게임의 이벤트에서도 조작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넥슨은 사과 방송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해당 사건이 10여년을 훌쩍 넘긴 일임을 강조하며 “현재는 투명한 시스템을 정착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 관련 자율 규제를 따랐던 게임사가 확률을 몰래 조작하고 있었다는 점에 이용자들은 쉽게 불만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한 게이머는 “가장 기초적인 약속을 깨버렸는데 어떻게 믿음이 생기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강원기,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터가 9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다. 생방송 중 캡처

여론이 들끓자 넥슨은 9일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큐브 판매를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 모델이다. 사업상 큰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이용자 신뢰 회복 없인 게임의 미래도 없다는 개발진의 판단에서 나온 배수진으로 보인다.

기존 큐브 아이템의 역할은 게임 내 재화인 ‘메소’를 통해 이뤄진다. 작업장과 매크로 등의 악용을 막기 위해 캐릭터마다 레벨별로 하루에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메소 획득량은 제한한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과거 용사님들께서 주신 신뢰를 발판삼아 한층 더 성숙해진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 신뢰 회복하는 것에 전념하고 20년간 쌓아온 용사님들의 추억과 많은 사람의 노력이 더는 부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TL 대표 이미지. 엔씨 제공

엔씨소프트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에서 중국, 러시아 등 외국발 계정 탈취 사건이 발생해 곤욕을 치렀다. 게이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TL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머니 ‘루센트’가 모두 사라졌다” “중국, 러시아에서 접속한 기록이 남아있다”와 같이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엔씨는 곧장 모든 고객이 ‘기기 등록 보안 서비스’를 필수로 가입해야만 게임을 접속할 수 있도록 보안을 강화했다. 또한 긴급 임시 점검을 진행하고 계정 도용으로 피해가 발생한 게이머들을 위한 별도 신고센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엔씨가 보안과 관련해 다소 느슨한 운영을 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엔씨는 9일 TL 주요 개발진들이 직접 나선 라이브 방송을 통해 “TL 운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느린 대응 속도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계정 도용 사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2차 보안 서비스를 통해서 추가 계정 도용의 위험성을 차단하는 조치를 진행했지만 벌써 피해 방지 조치 이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계정 도용 건에 대해서는 원상복구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엔씨 TL 주요 개발진들이 9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다. 생방송 중 캡처

업계에서는 넥슨과 엔씨의 적극적인 이용자 소통 행보가 이용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게임사와 이용자간의 신뢰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인 만큼 게이머 눈높이에 맞는 민심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문영 TL캠프 캡틴은 “미숙한 운영으로 이용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매번 방송 때마다 죄송하다는 말씀만 드렸던 것 같다. 즐거운 주제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