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or 보기] 발목에서 몰래 공이 툭… ‘알까기’ 도구, 오구플레이 부추기는 ‘악마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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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한 지인이 보내준 링크를 열어 보고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프 경기에서 플레이어는 로스트, 오비(OB),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 원구를 찾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곤 동반자 또는 마커에게 고지 하지 않고 다른 볼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오구 플레이를 조장하는 도구가 등장했으니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건전한 골프 문화 정착을 위해 주말 골퍼들이 이른바 '속임수 도구'의 시험에 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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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한 지인이 보내준 링크를 열어 보고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바 ‘알까기 도구’를 소개하는 동영상이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국내 다수의 골프 밴드 및 카페에서 ‘골프 사기꾼들의 장비’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발목 위 바지 하단 안에 매단 ‘알까기 도구’를 다른 한 발로 툭 치면 볼이 감쪽같이 튀어나왔다. 영상 속에서 플레이어는 러프에서 원구를 찾지 못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버젓이 소개하고 있었다.
골프 경기에서 플레이어는 로스트, 오비(OB),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 원구를 찾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곤 동반자 또는 마커에게 고지 하지 않고 다른 볼을 사용할 수 없다. 만약 그것을 어길 경우 오구 플레이로 벌을 받게 된다.
골프 규칙은 오구 플레이를 했을 때 그 사실을 바로 알리면 2벌타를 받고 플레이를 이어가게 하지만, 고지 없이 다음 홀로 넘어가면 부정행위로 간주해 실격 처리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2022년에 골프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KLPGA투어 윤이나의 경우가 대표적 오구 플레이 사례다. 윤이나는 사건이 발생하고 한참 지난 뒤에서야 늑장 신고를 했다. 대한골프협회와 KLPGA는 3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출전 정지 기간을 1년 6개월로 경감해 윤이나는 오는 4월부터 투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자초한 ‘주홍글씨’가 지워지는 건 아니다.
오구 플레이를 엄격히 다루는 것은 그 자체가 골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심판 대신 경기위원회가 있는데 이들은 규칙에 대한 의문에 답을 주거나 규칙 적용 여부를 놓고 다툼이 있을 때 결론을 내리는 역할에 국한한다. 한 마디로 플레이어 본인이 가장 공정한 심판이 돼야 하는 것이다. 바로 그 점이 골프의 매력이기도 하다.
골프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골퍼 스스로 코스는 있는 그대로, 볼은 놓인 그대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골프 규칙은 제1장에 ‘플레이어는 규칙을 따르고 모든 페널티를 적용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경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오구 플레이를 조장하는 도구가 등장했으니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상천외한 골프 용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알까기 도구’는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영상에 달린 댓글 대부분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5타를 줄일 수 있게 됐다’라는 등 소수의 옹호론자들이 있긴 했지만 대다수 주말 골퍼들의 반응은 문제의 물건(?) 출현에 마뜩잖은 분위기였다.
라운드를 하면서 부정의 유혹에 넘어갈 뻔했던 위기 순간을 한두 번은 경험했을 것이다.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면 된다. 건전한 골프 문화 정착을 위해 주말 골퍼들이 이른바 ‘속임수 도구’의 시험에 들지 않길 바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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