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아내만 사망한 사고’ 복역 중인 무기수 재심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물에 빠트려 살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해 복역 중인 무기수가 19년 만에 재심을 받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11일 무기수 장모(66)씨에 대한 법원의 재심 결정에 검찰이 제기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39분쯤 전남 진도 의신면의 한 교차로에서 화물 트럭을 고의로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추락시켜 조수석에 탄 부인 김모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장씨를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장씨가 8억8000만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당시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계약된 보험 일부도 아내가 직접 지인과 상담해 가입한 정황이 발견됐다. 하지만 법원은 장씨의 졸음운전 사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2005년 장씨의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장씨 가족은 2017년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건을 다시 살펴 본 전우상 전 경감과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장씨의 재심 절차를 밟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22년 9월 “영장 없이 사고 트럭을 압수한 뒤 뒤늦게 압수 조서를 꾸며 수사의 위법성이 인정된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이 즉시항고했지만, 지난해 3월 광주고법에서 기각됐다.

당시 재심을 결정한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간접 증거들에 대한 상반된 전문가 감정이 나왔다. 이는 원심을 유지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가 나온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