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와 손잡고 우주정거장 사업 시작
국내 중견 제약사가 미국 우주 스타트업과 손잡고 우주정거장 사업에 나선다. 보령(옛 보령제약)은 11일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와 국내 합작법인 설립 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브랙스 스페이스에는 보령과 액시엄 스페이스가 각각 51대 49 비율로 출자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민간 우주정거장 ‘액시엄스테이션’을 개발 중인 미국의 대표적 우주 기업이다. 2016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우주정거장 외에도 우주복 제작, 우주화물 수송 등을 목적으로 한다. 신생 기업이지만 직원이 790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를 갖추고 있다.
브랙스 스페이스는 지구 저궤도(LEO)에서 액시엄 스페이스의 기술과 우주정거장 인프라를 활용한 모든 사업의 한국 내 독점권을 갖는다. 주요 사업으로, 우주정거장 내 연구ㆍ실험 플랫폼 서비스, 한국인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 우주정거장 모듈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접근하기 어려웠던 지구 저궤도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가겠다는 계획이다. 브랙스 스페이스는 또 액시엄스테이션 모듈 제조와 개발 과정에서도 협업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우주정거장과 같은 저궤도 인프라를 기업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상업적 활용까지도 범위를 확장해 사업 기회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임동주 브랙스 스페이스 대표는 “우리나라가 우주 탐사와 과학연구, 상업적 목적 등을 위해 우주정거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저궤도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우주정거장을 연구개발과 실험에 활용하려는 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우주항공청 개청이 가시화된 가운데 브랙스 스페이스는 민간 기업 주도로 새로운 우주사업을 개척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우주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저궤도 우주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보령은 연 매출 7605억원으로, 제약업계 8위(2022년 기준)지만, 2022년 3월 김정균(39) 대표 취임 후 사명에서 ‘제약’을 떼고 우주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케어 인 스페이스(CISㆍCare in Space)’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우주 공간 내에서 이뤄지는 헬스케어 관련 생태계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령은 그해 12월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780억원)를 투자, 지분 2.68% 확보했다. 김 대표는 보령제약의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손자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학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중앙대 대학원에서 사회행정약학을 공부한 뒤 삼정KPMG를 거쳐 2014년 보령제약에 입사했다.
11일 보령 주가는 전날보다 0.61% 오른 1만1610원에 마감했다.
최준호 과학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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