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제2의 오지환 편법'-'제2의 염경엽 상금' 없다···KBO 규정 보완

이형석 2024. 1. 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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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이 지난해 12월 21일 FA 계약 후 김인석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제2의 오지환 편법'과 '제2의 염경엽 감독 MVP 상금'을 막기 위한 관련 제도 정비가 이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2024년 제1차 이사회를 열고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 도입과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등을 결정했다. 피치 클락은 전반기 시범 운영 이후 도입 시기를 확정 짓기로 했다. 투수 세 타자 상대와 연장전 승부치기 역시 우선 퓨처스리그에만 적용 후,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KBO리그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함께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과 메리트 규정을 신설 또는 보완했다. 

KBO는 11일 "다년 계약 선수는 계약 기간 중 FA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고, 계약이 당해 년도에 종료될 예정인 선수에 한해 FA 자격을 승인하도록 개정했다. 구단은 비 FA 선수의 다년 계약 체결 시 언제든지 계약 승인 신청을 할 수 있고, 발표 다음 날까지 KBO에 계약서를 제출, KBO는 제출받은 다음 날 계약 사실을 공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오지환이 '깜짝 FA 신청'을 하면서 야구계가 술렁였다. 

2023년 1월 LG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과 2024년부터 2029년까지 계약 기간 6년, 총액 124억 원에 다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합의'만 했던 것이다. 당연히 계약 서류를 KBO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는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LG의 전략적 판단이 담겨 있다. 오지환이 FA 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보호선수로 묶여, 25인 보호선수 명단에 추가로 1명을 더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고,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다만 LG를 제외하고 나머지 구단은 이런 방법을 택하지 않은 만큼 일각에선 LG의 이런 선택을 '꼼수'로 바라본다. 

이번 규정으로 더 이상 이런 전략은 통하지 않게 됐다. 비FA 다년 계약 체결 시 발표 다음날 곧바로 KBO에 계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KBO는 "기한 내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규약 제 176조[징계]를 준용, 계약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간주해 상벌위원회에서 제재 심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yonhap photo-5149="">(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2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1사 2루 LG 박동원이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yonhap>

또한 KBO는 메리트 지급 가능 항목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만 가능하도록 추가했다. 현 규약에서 정해 놓은 범위에서 벗어나는 메리트 지급을 제한하는 규정도 추가해, 구단이 아닌 감독의 판공비나 개인 돈으로 선수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시리즈 MVP에 대한 구단의 별도 시상은 시즌 전 KBO에 운영계획서를 제출한 후 승인이 있으면 가능하도록 개정안에 반영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MVP와는 별도로 수훈 선수를 선정해 상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우승 공약이다. MVP가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남겨준 롤렉스 시계를 받지만, 아쉽게 놓친 선수를 격려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옆에 앉아 있던 KT 이강철 감독은 염 감독의 공약 후 "난 (100만원을 더해) 1100만원을 주겠다"라고 했다. 

LG가 KT를 4승 1패로 꺾고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자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과 유영찬에게 각각 10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상금으로 줬다.  

두 감독 모두 선수단을 독려한 선심성 공약이지만, KBO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KBO는 MVP에게만 보너스를 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이도 사전 계획을 제출하고 승인받도록 정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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