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삼성전기 '미래(Mi-Rae)' 신사업 추진…장덕현 "사업 체질 구조 변화"

김평화 2024. 1. 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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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 개최
직접 발표자로 나서며 변화 필요성 강조
"미래 산업 실현하려면 부품, 소재 필수"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카메라 모듈, 기판 등 자사 핵심 기술을 활용해 미래 사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미래(Mi-Rae)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미래는 전장(Mobility industry)과 로봇(Robot), 인공지능(AI)·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 등 네 가지 분야의 축약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기가 준비하는 미래'라는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신사업 추진 배경과 사업 계획을 밝혔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기]

장 사장은 이날 책상 앞에 앉아 발표를 진행하는 기존의 간담회 형식 대신 직접 발표자로 나서 일어나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추진할지, 향후 얻게 될 사업 효과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리며 이번 사업 체질 변환이 삼성전기에 얼마나 중요한 변화 기점인지를 몸소 보인 것이다.

장 사장은 "전자 산업은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나 AI를 접목한 휴머노이드가 일상생활과 산업에 적용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며 "미래 산업의 기술 실현은 반드시 부품, 소재가 기반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우리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패키징 수요 잡을 新 부품 생산 추진

삼성전기는 앞으로 AI·서버 분야에서 떠오르는 '글라스 기판'과 '실리콘 캐패시터' 부품 사업에 힘쓴다.

글라스 기판은 기판의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를 플라스틱에서 유리 재질로 바꾼 것으로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패키징 기술이 중요도를 높이면서 함께 주목받고 있다. 온도에 따른 변형이 작고 칩 밀집도를 높일 수 있다 보니 패키지 두께를 줄이는 데 필요하다. 인텔은 2030년까지 글라스 기판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글라스 기판이 서버 중앙처리장치(CPU)용, AI 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되는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글라스 기판 시제품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5년 시제품을 생산한 뒤 2026년 이후로는 본격적인 양산에 나선다는 목표다.

삼성전기가 개발하는 글라스 기판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캐패시터로 크기가 마이크로 단위로 매우 작아 반도체 패키지 면적과 두께를 슬림하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위치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 전송에도 유리하다. 작은 사이즈에도 높은 저장 용량을 갖출 수 있고 고온, 고압 등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장 사장은 "실리콘 캐패시터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구현을 위한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술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캐패시터"라며 "2025년 고성능 컴퓨팅 패키지 기판에 양산 적용하고, 향후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사업에 주목한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플라스틱과 유리 렌즈의 장단점을 결합한 새로운 렌즈로 고온, 흠집 등에 의한 변형에 강하고 생산 효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카메라 소형화, 경량화에도 유리하다.

삼성전기가 선보이려는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 /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이같은 이유로 하이브리드 렌즈가 전장 카메라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차별화된 렌즈 설계 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렌즈를 시장에 선보이며 전장 카메라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 전지' 사업 본격화

에너지 분야에선 '산화물계 전고체 전지'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에 주목한다. 전고체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것으로 전고체 전지는 꿈의 배터리라 불린다. 삼성전기는 현재 소형 전고체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MLCC 사업에서 확보한 적층 기술과 글라스 세라믹 재료 기술로 소형화 및 대량 생산에 유리한 전고체 전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현재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2026년 웨어러블 시장 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용량 특성을 확보한 상태다.

SOEC는 탄소중립 시대에 필요한 미래형 그린 에너지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MLCC 원재료인 세라믹 기반으로 700℃ 이상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로 생산하는 SOEC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OEC 셀(Cell) 독자 개발에 성공한 상태로 SOEC에 중요한 전류밀도 역시 상용품 시장 기준 최고 수준으로 확보했다. 앞으로 2025년 시제품 개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개발 중인 전고체 전지 / [사진제공=삼성전기]

휴머노이드 분야에선 MLCC와 패키지 기판, 카메라 모듈, 액추에이터 등 휴머노이드에 쓰일 부품 신기술 확보에 힘쓰는 중이다. 광학 설계와 정밀 가공, 구동 제어 기술을 활용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장 사장은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미래는 핵심 기술 확보가 기업 생존 여부를 가를 핵심이 될 것"이라며 "부품, 소재 분야에 최고 기술을 보유한 만큼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어떤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체질 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그린수소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탄소중립 시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혁신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해 사회 및 환경적인 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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