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내고 해외여행·업자와 골프여행…서울시 공무원 대거 적발

감사원, 5년 만의 정기감사
허위신청 시간외수당도 2500여만원
서울시 “고강도 청렴 대책 준비”

국민일보DB

병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가거나 업체로부터 골프여행 등 향응을 제공받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대거 적발됐다.

감사원은 1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특별시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가 이뤄진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감사 대상 기간인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울시 소속 공무원 21명은 병가·공가를 사적으로 사용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지방공무원법은 병가·공가는 휴가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고, 해외여행 등 개인 휴가는 연가를 사용하게 돼 있다.

이중 A씨는 2019년 10월 25일부터 그 다음달 2일까지 6일간 이탈리아로 해외여행을 가면서 병가를 냈다. B씨는 2022년 11월 건강검진을 위한 공가를 승인받은 후 공가일을 포함해 열흘간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다. C씨는 잔여 연가가 약 하루 남은 상태에서 2022년 11월에 8일간 싱가포르 여행을 했고, 지난해 1월에는 15일간 아랍에미리트에 다녀왔다.

개인 운동 등을 위해 외출하면서 허위로 시간 외 근무 수당을 신청한 198명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들이 허위로 신청한 시간외근무수당이 25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직무 관련자들에게 항공권·숙소 등을 예약하게 하는 등 향응을 제공받은 공무원들도 적발됐다.

자전거도로 관련 업무를 담당한 D씨는 공사 계약을 체결한 업체 이사와 골프를 치고 총 87만원 상당의 골프 요금과 식사비 14만원, 명절선물 5만원 등 106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 E씨는 자신의 배우자까지 데리고 건설업체 관계자들과 일본 골프 여행을 떠났다. 건설업체 대표는 E씨 부부를 위해 항공권과 골프장을 예약하고, 직원용 숙소까지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서울시에 목적에 맞지 않는 병가 또는 공가를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하고 무단으로 국외여행을 다녀온 21명과 허위로 시간외근무수당을 수령한 198명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후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감사원 감사결과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추가 확인 중”이라며 “관련 규정에 의해 적의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우리 시에서는 시민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강도 청렴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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