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PIT 배지환 "책임질 사람 늘었다…더 간절하지 않을까" [현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은혜 기자)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를 밝혔다.
배지환은 시즌을 보다 일찍 준비하기 위해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배지환은 "책임질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 그게 분명 야구장에 안에서의 내 모습에 반영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한다. 작년에 풀 시즌을 한 번 뛰어 본 경험이 있으니 다가올 시즌이 기대가 많이 된다"고 2024시즌을 앞둔 마음가짐을 전했다.
경북고를 졸업한 배지환은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해 2019년 마이너리그 싱글A, 2021년 더블A를 거쳐 지난해 트리플A에 진출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24일 1군에 승격한 배지환은 빅리그 10경기에서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6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지환은 2023시즌 개막 엔트리(26명)에 승선, 개막전에서 2안타 1볼넷 2득점 2도루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4월 당시 같은 팀 최지만(샌디에이고)과 MLB 최초 한국인 타자 동반 선발 출전 및 동반 홈런 기록 등을 써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5월 말부터는 타격 자세 교정 효과를 보기 시작했고 6월 10일 기준 시즌 타율을 0.277(166타수 46안타)까지 찍었다. 같은 달 17일엔 시즌 20호 도루에 성공하며 2013년 추신수(SSG 랜더스) 이후 처음으로 20도루를 달성한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후 부상과 슬럼프로 주춤했다. 7월 3일 왼쪽 발목 염좌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면서 76경기 0.238(214타수 51안타), 2홈런, 19타점, 20도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하지만 재활 경기를 거쳐 8월 19일 복귀,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1(334타수 77안타), 32타점, 54득점, 23도루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끝냈다.
2024시즌은 타격이 관건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배지환을 피츠버그의 주전 2루수 후보로 소개하며 "공격력이 선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올라갈 수 있을지가 열쇠"라고 분석했다. 유틸리티 자원으로 유격수, 중견수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선발 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 바쁜 겨울을 보냈다. 지난달 배지환은 유튜브 야신야덕 채널과 대구 북구B리틀야구단 후배들을 만나 직접 타격, 수비, 주루 시범을 보이고 직접 폼을 교정해주며 재능기부에 나섰다. 훈련을 마치고 이어진 아이들의 수많은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하며 아이들과 소통했다.
지난 6일에는 대구 모처에서 일반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리며 가정을 꾸렸다. 배지환은 앞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며 결혼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배지환은 "햇수로 7년 전 큰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던 내가 적응하기까지 무엇보다도 혼자라는 생각 때문에 힘든 날이 많았다. 나를 한결같이 무한한 사랑으로 대해주는, 존재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과 약속한 미래에는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용기로 가득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도리지만 미국에서 돌아와 정해진 기간 안에 최대한 신경 써서 준비하려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고 정신이 없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황금 같은 주말에 시간 내어 먼 발걸음해 주시는 분들께 미리 감사의 말씀드린다. 멀리서나마 축하의 말씀 전해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며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배지환은 출국 전날인 10일 지난해 기부했던 미혼모 생활시설 '애란원'에 다시 방문해 물품과 후원금을 전달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음은 배지환과의 일문일답.
-스프링캠프 합류 전 개인훈련을 할 텐데, 구체적인 목표는.
▲일찍 출국하는 건 야외에서 따뜻한 날씨에 훈련을 하고 싶어서다. (강)정호 형도 볼 거고, (허)일이 형도 볼 예정이다. 내 스윙이나 타격적인 부분에서 손 보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일찍 출국하게 됐다.
-재활 후 몸 상태는 어떤지.
▲확실히 인대 문제다 보니까 안 쓰니까 괜찮은 것 같다. 재활 받으면서 느낌은 되게 괜찮았다.
-올해 메이저리그 규정이 변경이 되면서 발 빠른 타자들에게 유리할 거란 전망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보는지.
▲나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규정이니 유익하게 써야 한다. 나의 최대 장점이 스피드다 보니까 아무래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도루는 몇 개까지 욕심을 내고 싶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뛰어 보고 싶은데, 언젠가는 50도루, 60도루까지 뛰는 선수가 되어 보고 싶다.
-'MLB.com'에서 최근 2루수 주전 후보로 언급하면서 타격 부분에서의 성장을 기대하는 말을 했다.
▲2루수든, 중견수든 어떤 포지션이든 간에 포수가 아닌 이상 메이저리그에서는 공격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작년에 기회를 많이 받았던 건 루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올해는 그런 변명이 안 통하니까, 공수주 다방면에서 자를 꿰찰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
-작년 첫 풀시즌을 치르며 체력적인 부분에서 고생을 하기도 했을 것 같은데.
▲나도 내 자신을 봤을 때 시즌 초 유니폼이 꽉 끼었는데, 시즌 말미가 되니까 헐렁헐렁하더라. 체력 관리를 잘해서 시즌 말에도 내가 보일 수 있는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 많이 하겠다.
-작년보다는 팀 내 위상이 올라간 상태에서 준비한다고 봐야 하는데, 느낌이 다른가.
▲그건 아직 미국에 안 가봐서 위상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근데 아직 몇 년에 얼마 이렇게 계약을 해서 내 자리가 있거나, 베테랑 선수가 아닌 이상 메이저리그에서는 (정해진 자리) 그런 게 없어서 올해도 작년과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LA에서 허일 전 선수가 대학교 코치로 있는 곳에 가서 야외 훈련을 같이 할 생각이다. 2월 중순이 되면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스프링캠프에 합류해서 또 거기서도 적응을 할 생각이다.
-출국 전 리틀야구단을 찾고, 미혼모 생활시설에 후원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했는데.
▲나도 어릴 때 프로선수가 와줬을 때의 강한 기억이 있고, 그게 또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기 때문에 야구적으로는 그렇게 많이 도와주고 싶다. '애란원' 같은 경우 지금 아내가 된 여자친구가 생일선물로 뭘 받고 싶냐고 물어봤을 때 그 시설을 찾아서 기부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작년에 가게 됐다. 매년 오겠다 약속을 해서 올해도 출국 전에 잠깐 다녀왔다.
-책임질 사람이 늘었다고 했는데. 가정이 생긴 것이 도움이 될지.
▲더 간절하지 않을까. 그간 나만 생각하고 뛰었다면, 이제 더 멀리는 내 자식들까지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더 간절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메이저리그에 이정후, 고우석도 합류하게 됐다.
▲동양인들이 많이 없어서 나는 항상 일본 선수만 봐도 반갑다. 한국 선수들이 이렇게 많아지는 게 나로서는 너무 반갑고, 그런 게 마이너리그 내려가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에 같이 메이저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올해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다.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출전 경기 수보다는 계속 로스터에 1년 한 번 쭉 있으면서 그 결과를 나도 한 번 보고 싶다.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AFP/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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