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탈당 "방탄 민주당과 검찰독재 정부가 국가 망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본래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에 나선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민주당, 1인 정당으로 변질…김대중·노무현 정신 사라져”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정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례 없는 퇴행과 난맥을 계속하고 있다”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고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검찰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며 “잘못을 후회하면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라고도 말했다. 특히 2021년에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헌을 고쳐 후보자를 낸 점,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동의한 점을 자신의 실책으로 언급했다.
“양당제 끝내고 다당제로 가야…어려운 길이지만 함께해달라”
이 전 대표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며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헌을 거쳐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의 대통령제는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집중된 최고권력을 잡을 수도 있게 돼 있다”며 “현행 제도를 고쳐, 대통령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최대한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비전으로는 규제를 혁파해 기업의 도전을 돕고 미래기술산업을 집중 육성하며, 궁극적으로 ‘중부담-중복지’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달라”고 신당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며 “그 길이 쉬워서 가려는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가야 하기 때문에 가려 한다”고 국민의 성원을 부탁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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