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경쟁 도전장' SSG 조형우 당찬 포부…"팀내 포수 최다 경기 소화하고파"

유준상 기자 2024. 1. 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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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기회가 부쩍 늘었지만, 보여준 게 많지 않았다. 조형우(SSG 랜더스)의 2023년은 좋은 기억보다 아쉬운 기억이 더 많은 한 해였다.

'2002년생' 조형우는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8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은 '포수 유망주'로, 광주제일고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다. 선배들의 뒤를 이어 SSG의 안방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22년 1군에서 9경기밖에 나오지 못한 조형우는 지난해 1군에서 62경기에 출전했고, 9월 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데뷔 첫 3안타 경기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조형우의 2023시즌 최종 성적은 119타수 22안타 타율 0.185 2홈런 12타점.

코칭스태프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줄곧 조형우를 쭉 지켜봐왔던 김원형 전 감독도 "안정감 있게 리드를 하고 있고, 볼도 잘 잡고 블로킹도 잘한다. 다른 팀 포수 부럽지 않은 송구를 보여주고 있다"며 "경기에 나가다 보면 타격 재능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최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난 조형우는 "타격적인 부분이 가장 아쉬운 것 같다. 솔직히 수비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2군에서도 수비보다는 타격에서 자신있다고 생각했다"며 "1군에서는 수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쪽에 신경 쓰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한 것 같은데, 반대로 타격적인 면에서는 한 경기라도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기술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문제였다. 조형우는 "지금 생각해보면 1군이나 2군이나 크게 다를 겅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경기를 하게 되면 공 하나를 잡거나 한 타석을 소화할 때 조급함 때문에 어려움을 느꼈고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며 "내가 갖고 있는 걸 조금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얘기했다.

이어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고, 또 (내 능력을) 뽐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더 빠르고 강하게 공을 던지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하나도 안 나오다 보니까 멘털적인 부분에서 좀 더 내려놓았다. 그래도 후반기에는 점점 만족스러워진 것 같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그만큼 비시즌의 중요성을 느끼기도 했던 조형우는 바쁜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그는 "제대로 비시즌에 준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이제야 적응한 것 같다. 특별한 건 없고 경기장에 나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기술 훈련을 간단히 하는데 훈련량을 서서히 늘려가려고 한다"며 "타격적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마무리캠프부터 2024시즌이 시작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쳐야할지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그게 정립되면서 조금이라도 변하지 않고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적'이 돼 만나게 될 '베테랑' 김강민(한화 이글스)의 조언도 힘이 됐다. 조형우는 "지난해 타격적인 부분에서 많이 말씀해주셨다. 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유심히 보시고, 그런 스타일을 보면서 영상을 찾아주시기도 했다. '못 칠 것 같으면 이런 얘기도 안 해준다, 잘 칠 것 같으니까 얘기해주는 것'이라고 하시기도 했다. 텔레비전에 나오던 최고참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까 자신감이 많이 생겼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올겨울 SSG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박대온, 신범수 두 명의 포수를 영입하며 안방을 보강했다. 1군 경기를 경험한 포수를 영입함으로써 안방에 무게감을 더하고자 했다. 기존 포수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쟁 상대가 등장했다.

조형우는 "나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기 때문에 (박대온, 신범수에게) 배워야 할 점도 많을 것 같고 계속 같이 있어야 하는 포지션이니까 훈련 외적으로도 가깝게 지내고 싶다"면서도 "지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 주전이 되고 싶은 마음은 크다. 오히려 의지가 타오르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목표는 팀 내 포수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조형우는 "나보다 경험이 더 많은 포수들이 팀에 있지 않나. 그렇다고 해서 뒤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기에 나가면 그게 주전이지 않나. 올해 팀 내 포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나에 대해 완전히 주전 선수라고 누구든 얘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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