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음주운전 전력 논란 강위원에게 지금 필요한 것

박성우 2024. 1.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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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2차 가해 논란에 "법 시행 전이었다" 주장, 납득 어려워... 반성이 먼저 아닐까

[박성우 기자]

 강위원 민주당 당 대표 정무특보
ⓒ 강위원 특보 제공
 
과거 성추행·음주운전 전력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가 10일 입장문을 냈다. 강 특보는 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하며 지난 8일 오후 당에 공직선거후보자 검증 서류를 제출했다.

강 특보는 <노컷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에서 경선 결과에 대한 10% 감산 등 각종 패널티를 주더라도 감수하고 민주당 경선에 임하겠다는 각오로 공직선거후보자 검증 신청을 했다"라고 밝혔다. 또 "성희롱 논란의 경우 여성폭력방지법 시행 이전의 일로 민주당 당헌 당규에 따른 후보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음주운전도 20여 년 전의 일로 역시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규는 병역기피, 음주운전, 세금탈루·성범죄, 부동산 투기 등 사회적 지탄을 받는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공직선거 후보자는 부적격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서 2차 가해 판결받았지만 법 시행 전이기 때문에 괜찮다?

하지만 강 특보의 입장문을 살펴보면 해명이라고 보기엔 다소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강 특보는 입장문에서 지난 2003년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 당시에도, 그 이후에도 제가 한 행동(포옹과 입맞춤)을 부인한 적은 없다"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광산구청장 출마를 준비할 때 2003년 당시 사건이 재론되었고 사건의 당사자가 언론 인터뷰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과장과 왜곡이 더해져서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인구에 회자되었다"고 주장했다.

강 특보는 지난 2018년 광주 광산구청장 출마를 준비 당시 불거진 성추행 전력 논란에 대해 '2003년 성희롱 사건의 진실을 밝힌다'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해당 책자에서 강 특보는 합의 아래 이뤄진 일이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허위사실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고 1심 재판부는 '강 특보의 성희롱과 2차 가해가 인정된다'며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강 특보는 항소했지만 2020년 8월 기각되었고 2021년 12월 대법원 또한 상고 기각으로 원심을 확정했다.

강 특보는 이러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공직후보자 검증에 "정무적 판단보다 당헌과 당규에 근거한 판단을 요청한다"고 했다. 강 특보는 "민주당 후보자 선출 규정에 따르면 부적격 심사 기준 중에 여성폭력방지법에 따른 2차 가해가 있다"며 "제 경우엔 이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성폭력방지법은 2019년 12월 25일부터 시행되었고, 저와 관련된 사건은 2018년 2월 27일에 시작되어 2차 가해라는 법률적 개념이 생기기 전에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

즉 성추행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폭력방지법 시행 전이기 때문에 소급 적용을 하지 말아 달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2차 가해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성범죄 2차 가해를 부적격 심사 기준으로 규정한 취지와 어긋난다. 당시 법률적 개념이 없었다 해서 강 특보의 2차 가해 사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강위원에게 필요한 건 변명이 아닌 자숙의 시간

또한 강 위원은 여성폭력방지법이 시행되고 나서도 항소 기각에 불복해 상고까지 진행했다. 여성폭력방지법에 따른 2차 가해라는 법률적 개념이 생겨난 후에도 강 특보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상고를 한 것이다. 

이외에도 강 특보는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에 대해서 "2003년 성희롱 사건의 진상조사 도중 자괴감과 모멸감이 뒤섞이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도피했다"며 "그 이후 3년은 자신을 버린 시간이었다. 자살 시도를 포함한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자괴감과 모멸감이 또 다른 범죄로 이어졌다는 것인데, 이는 올바른 대처 방법이라고 볼 수 없을뿐만 아니라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여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지금 강 특보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의 선거에 급급해 변명을 일삼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잘못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는 모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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