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나선 CJ올리브영, 3000억 투입…"K-뷰티 생태계 지원"

'상생펀드' 조성…3년간 연 1000억원 투입
중소협력사 대상 저금리 대출 시행
협력사 대금결제 시기 단축도 확대
K-뷰티 산업 생태계 육성에 500억원 투자
사회공헌·환경보호도…ESG 경영 박차

CJ올리브영이 상생경영안을 마련하고 신생·중소 뷰티 기업에 대한 지원과 준법경영 체계 강화에 나선다.

올리브영은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K-뷰티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3년간 총 3000억원가량이 투입되는 상생경영안과 준법경영 강화안을 마련해 이달부터 순차 시행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서울 시내에서 영업중인 CJ올리브영.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먼저 상생경영을 위해 금융기관인 IBK기업은행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했다. 협력사들의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히는 자금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올리브영의 중소 협력사들이 감면금리를 적용받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이자를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올리브영 상생펀드를 통해 적용받는 감면금리는 연 2.39%포인트로, 대출금리가 시중 대비 최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기업당 최대한도인 10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24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CJ올리브영의 설명이다. 입점한 기업 중 1차로 신청한 50개 기업이 1월부터 혜택을 받게 되며, 2024년 중으로 대상 기업을 연 100개사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2021년 직매입사부터 적용해오던 대금결제 시기 단축을 전체 협력사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모든 협력사의 대금결제 시기가 기존 60일에서 30일로 줄어든다. 준법관리 체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 강화 차원에서 사업 전반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내 자문기구인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외부 위원 영입과 준법경영 ISO 인증 추진 등에 나선다.

K-뷰티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도 3년간 5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먼저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이 뷰티시장에 지속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발굴 및 육성한다. 이후에는 해외로 진출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등 모든 프로세스에 걸쳐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진입 단계에서는 ▲K-뷰티 창업 공모전 ▲신생 브랜드 투자(초기 운영자금·올리브영 온라인몰 입점 지원)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이후 성장 단계별로 ▲R&D 비용 투자 ▲해외 뷰티 컨벤션 참가 지원 ▲수출 컨시어지 운영 등을 통해 중소 뷰티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은 이 같은 지원을 바탕으로 K-뷰티 산업의 성장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중소 화장품 브랜드 중심의 유통 플랫폼을 25년간 운영하며 안팎으로 쌓인 노하우를 토대로 향후 글로벌 무대에서도 수많은 '중소기업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나가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양한 중소 브랜드가 자생하는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국내 화장품의 해외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연 2조~3조원대에 머물렀던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84억7000만달러(약 11조원)까지 급증했다.

올리브영이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관문 중 하나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올리브영을 통해 국내 브랜드들이 K-팝 스타의 콘텐츠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는 사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2018년 색조 브랜드 '롬앤'을 올리브영에 입점시킨 이후 단기간에 성장을 이룬 아이패밀리SC나 올리브영 인기 상품인 클렌징오일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과 증시 입성에 성공한 마녀공장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올리브영은 사회공헌과 환경 보호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위생·건강 소외계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친환경 활동 등에 3년간 약 500억원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소외계층 여성 청소년에게 기초 위생상품을 전달하는 '핑크박스' 캠페인을 상반기 중으로 기존 서울 중심에서 전국 단위로 확대하며, 올리브영 자체브랜드(PB) 상품 마케팅과 연계한 지역 상생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종이 포장재·완충재 도입 확대, 친환경 캠페인 전개 등 '착한 소비' 문화 확산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토종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성공모델을 확산해 화장품이 대한민국 대표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K-뷰티 산업의 글로벌 전성기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