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FA 시장 좌완 선발 '풍족'…류현진 행선지, 언제 정해지나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일본인 투수' 이마나가 쇼타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계약 합의에 이른 가운데, FA(자유계약) 시장에는 여전히 쏠쏠한 선발 자원이 많다. 해를 넘긴 뒤에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FA 시장 개장 이후 한동안 분위기가 잠잠했지만, 지난달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나란히 LA 다저스로 향하면서 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한동안 팀을 못했던 베테랑 투수들도 하나둘 팀을 찾았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의 문을 두드린 이마나가도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컵스 구단이 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여전히 팀을 구하고 있는 투수들도 존재한다. 좌완 선발만 놓고 봤을 때 현재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투수는 역시나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 경험' 블레이크 스넬이다. 2016년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스넬은 지난 시즌까지 191경기 992⅔이닝 71승 55패 평균자책점 3.20의 성적을 남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넬은 빅리그 3년 차였던 2018년 31경기 180⅔이닝 21승 5패 평균자책점 1.89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승 고지를 밟았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까지 차지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뛰던 지난해에는 32경기 180이닝 13승 9패 평균자책점 2.25를 마크하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물론 스넬은 사이영상을 수상한 연도를 제외하면 대체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당장 선발진 강화를 원하는 팀이라면 스넬 영입을 추진해볼 만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0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컵스, 샌디에이고, 시애틀 매리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뉴욕 메츠까지 총 11팀을 스넬의 영입 후보로 거론했다.
그만큼 복수의 구단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의미로, 스넬의 행선지가 정해진다면 영입전에서 밀려나는 팀이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다. 스넬과 함께 매력적인 좌완 선발로 평가받은 조던 몽고메리가 그중 한 명이다.
2017년 양키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몽고메리는 첫해 29경기 155⅓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3.88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후 세 시즌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2021년 30경기 157⅓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6승 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반등의 가능성을 나타냈고, 양키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다.
몽고메리는 2022년 178⅔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3.48, 지난해 32경기 188⅔이닝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최근 3년간 매 시즌 150이닝 이상 소화한 만큼 꾸준하고 내구성을 갖춘 선발을 원하는 팀이라면 몽고메리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
'빅리그 통산 64승'을 기록한 팩스턴도 아직 팀을 구하지 못했다. 2013년 시애틀에서 데뷔한 그는 양키스-시애틀-보스턴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갔고, 2017~2019년에는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부상의 여파로 2020~2022년 3년간 6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한 점, 지난해 성적이 19경기 96이닝 7승 5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좋지 않은 점 등 변수가 많다. 현재로선 팩스턴이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내는 건 어려워 보인다.
그리고 팀들에게는 류현진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를 비롯해 여러 팀들과 연결됐고, 지금도 빅리그 팀과의 계약 가능성이 열려 있다. 최근에는 이마나가 영입전에서 고개를 떨군 보스턴이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 지역 매체 '보스턴 글로브'는 10일 "메이저리그 소식통들에 따르면, 보스턴은 이마나가의 포스팅 기간 초반부터 관심을 드러냈으며 최근까지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보스턴의 제안이 이마나가에게 관심을 보인 다른 팀들에 비해 뒤떨어졌다면서 이를 '어정쩡했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어 "옵션은 남아있다.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는 여전히 시장에 나와 있고 두 투수 중 한 명을 쫓는 것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소식통은 보스턴 구단 소식통은 최고가로 계약을 따낼 가능성은 낮다고 시사했다"며 "여전히 시장에 나와 있는 선수는 여러 출처에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좌완 팩스턴이 있고, 그리고 류현진, 우완 마커스 스트로먼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보스턴 팬 네이션 '인사이드 더 레드삭스'는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영입에 실패한 지 며칠 만에 보스턴은 선수 명단에 있는 가장 큰 구멍을 해결하기 위한 입찰 전쟁에서 졌다"며 "팩스턴이나 류현진과 같은 '백엔드(back-end) 선수에게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류현진과 함께 언급되던 선수들의 계약 내용을 감안하면 예상 계약 규모는 기간 1~2년, 총액 10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이 유력하다. 물론 시장의 흐름에 따라서 구단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는 있다. 물론 선수 본인이 그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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