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JPMHC]셀트리온 "연내 홀딩스 상장…100조 투자펀드 마련"
'제3의 물결' 전략 내걸고 매출 11兆·영업익 3.3兆 목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약을 싸게 쓰게 하겠다. 경쟁을 환영한다. 모두 경쟁해서 가격을 더 내리자."
"앵커기업이자 투자기업이 되겠다. 전문가로서 투자해주고, 환자와 투자자 등 바이오 업종 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되겠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이 글로벌 신약 개발사 도약,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확장, 헬스케어 투자 펀드 조성 등에 대한 계획을 공개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 참석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밝혔다.
100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헬스케어 투자 펀드는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 및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 서 회장은 "내가 보유한 홀딩스 지분 98.5%를 이르면 올 연말에 상장하겠다"며 "지주사를 투자사로 해서 가능성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전문가로서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바이오산업은 사람이 재산인 만큼 그들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그 기업이 그대로 전문성 있게 성장할 수 있게 해주고, 서로 결합이 되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날 짐펜트라에 이은 후속 신약 개발 대상으로 항암·면역질환·대사질환 3가지를 제시했다. 항암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치료법 중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T 치료제를 제외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면역관문억제제, 다중항체 치료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한다. 면역질환은 기존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바꾸어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연구를 라니 테라퓨틱스와 이어가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대사질환에 관해서는 당뇨 치료제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 신약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 중 ADC와 다중항체, 면역관문억제제, 먹는 면역질환 약 등은 2025년까지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지난해 말 출범한 통합 셀트리온의 대표로 취임한 후 처음 공식 행사에 등장했다. 기우성 대표·김형기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에서 경영사업부를 총괄한다. 서 회장은 "서 대표가 저와 함께 이사회 공동 의장이고 R&D가 전문 분야다"라며 "제가 잘하는 건 약을 파는 것이고, 연구는 서 대표가 하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의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에 나선 서 회장은 "바이오의약품을 쓸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은 세계 인구 70억명 중 10억명에 불과하고, 60억명은 병이 나도 비싸서 약을 쓰지 못한다"며 "제약사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인류를 건강히 살리는 게 목표인 만큼 돈이 없어서 죽는 사람이 안 생길 때까지 노력하겠다"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 상황이 과점화하는 만큼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굳힐 기회라는 판단이다. 서 대표는 "벤처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했으나 예상보다 높은 개발비, 판매를 위한 막대한 투자 때문에 주 전략을 신약 개발로 바꾸고 있다"며 "글로벌 빅 파마도 사업을 분사해야 이익률을 키우기 더 쉽다고 보고 비아트리스·산도스처럼 스핀 오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제3의 물결’ 전략을 내걸고 2030년까지 22종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서 대표는 "이미 공개된 ‘스텔라라’, ‘프롤리아’뿐 아니라 다양한 블록버스터 제품이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 중 가장 탄탄한 포트폴리오라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한 가지 당 최대 예상 매출액은 5억달러(약 6600억원)"라며 "22종이 모두 출시되면 매출 11조원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간 제시하던 2030년 바이오시밀러 매출 7조원보다 목표를 더 상향한 것이다.
서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진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셀트리온 헬스케어 인텔리전스 뱅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제약사에게 최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환자와 의사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모델링과 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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