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피아니스트 김준형 "숨은 명곡,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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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명곡이죠." 피아니스트 김준형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2번을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김준형이 11일 금호아트홀 올해의 상주음악가 첫 무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2번을 연주한다.
김준형은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연주를 하게 됐는데 그동안 연주를 하면서 저의 문제들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한 것 같다"며 "상주음악가 무대가 끝났을 때는 저의 부족한 면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주자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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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드' 평 기억 남아…오타쿠 기질 음악에 도움"
"숨은 명곡이죠." 피아니스트 김준형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2번을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베토벤은 평생 피아노 소나타 32곡을 남겼다. 21번 ‘발트슈타인’과 23번 ‘열정’은 자주 연주되는 명곡으로 꼽힌다. 특히 23번 열정은 8번 ‘비창’, 14번 ‘월광’과 함께 3대 소나타로 평가된다. 유명한 곡 사이에 끼인 22번은 상대적으로 별 주목을 못 받는다. 오죽하면 ‘불쌍한 소나타’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김준형은 "뮌헨 국립음대에서 우연한 계기로 처음 연주했는데, 직접 연주해보니 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준형이 11일 금호아트홀 올해의 상주음악가 첫 무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2번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3번’과 바흐의 ‘건반을 위한 프랑스 모음곡 4번’ ‘오르간을 위한 코랄 전주곡’도 들려준다.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는 콩쿠르에 입상한 연주자에게 더 큰 성장의 무대를 제공하고자 1년간 여러 차례 금호아트홀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김준형은 향후 5, 8, 11월에 세 차례 더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상주음악가로서 김준형이 꾸미는 네 차례 무대의 주제는 ‘엽편소설’이다. 엽편소설은 나뭇잎에 쓸 정도로 짧은 단편소설을 뜻한다. 네 차례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는 실제로 책을 즐겨 읽는다고 했다. 좋아하는 소설가는 김연수이며 현재 그의 작품 ‘너무 많은 여름이’를 읽고 있다고 했다.
김준형은 어렸을 때 두 살 위 누나의 피아노 수업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피아노에 스며들었다고 했다. 그의 누나는 피아니스트 김경민씨다. 본격적으로 피아노 수업을 듣기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다. 4년 만인 2012년 금호영재 콘서트로 데뷔했다. 2021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이듬해 독일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준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21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 당시 "너드 같다"고 한 심사위원의 평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너드라는 단어가 찌질하다는 뜻도 있고, 모범생 같다는 의미의 양면성이 있다. 저도 오타쿠 기질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확실히 있는 것 같고, 저한테 어울리는 평인 것 같다. 그런 기질이 음악할 때는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그는 한창 음악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 상주음악가 제안을 받았다며 운명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주자는 무언가를 도출해내서 관객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사실 (무대에서의) 그 연주가 정답이 아니라 내일 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연주하는 중에도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는 여정이 끝이 없는 끝을 향하는 여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준형은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연주를 하게 됐는데 그동안 연주를 하면서 저의 문제들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한 것 같다"며 "상주음악가 무대가 끝났을 때는 저의 부족한 면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주자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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