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구신, 토트넘 메디컬 완료 →5년+연봉 43억 도장 '쾅'

김정현 기자 2024. 1. 1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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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루마니아 김민재로 불리는 라두 드라구신(21)이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하며 토트넘 홋스퍼 선수가 된다.

토트넘 내부 소식을 전하는 폴 오키프가 11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드라구신이 완전히 토트넘 선수가 됐다고 전하며 사실상 계약이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제노아 지역지 부온 칼치오 투티 SNS 채널을 비롯해 스카이 이탈리아는 지난 10일 짐을 싸고 현지 공항 출국장으로 향하는 드라구신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드라구신은 아무 말 없이 제노아 가방을 메고 북런던으로 향했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1일 SNS를 통해 "드라구신이 토트넘 훈련장 홋스퍼 웨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고 곧 계약서에 싸인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계약은 연봉 300만유로(약 43억원)에 2029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이다. 서류는 이미 양 구단 간 교환됐고 이적료는 2500만유로(약 361억원)에 옵션 500만유로(약 72억원)가 포함됐다"라고 덧붙였다.  옵션 500만유로는 오는 8월에 발동될 예정이다. 

여기에 토트넘은 1월 중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임대 복귀 시킨 제드 스펜스를 제노아로 무상 임대를 보내는 조건까지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노는 10일 SNS에 "스펜스가 제노아 임대를 떠난다. 여기에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다. 의무는 아니지만, 1000만유로(약 144억원)의 선택적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라며 "토트넘이 스펜스의 연봉을 다 보조하고 제노아에 보내주는 것 역시 이번 거래에서 포함됐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고민 중 하나는 센터백이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기존 토트넘의 수비를 책임지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새로 영입된 미키 판더펜의 호흡이 좋아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첼시와의 경기에서 판더펜이 갑작스럽게 장기부상을 당한 이후 문제가 생겼다.

믿을 만한 센터백 자원이 없다는 점이 큰 타격이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센터백도 소화할 수 있는 벤 데이비스를 센터백으로 배치하거나 에릭 다이어를 기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판더펜의 빈자리를 메우는 건 쉽지 않았다. 판더펜은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빌드업 능력, 준수한 수비력을 모두 갖춘 선수였는데 토트넘의 남은 수비 자원들의 능력은 판더펜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자연스레 토트넘의 겨울 이적시장 1순위 목표는 센터백 보강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진행된 경기에서 센터백 영입을 원한다며 새로운 영입이 토트넘에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길 바란다는 인터뷰로 영입 의지를 내비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 전후로 토트넘은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다수의 센터백들과 연결됐다.

그런 와중에 프랑스 수비수 장 클레어-토디보가 토트넘의 보강 1순위로 꼽혔으나 그의 소속팀인 프랑스 니스가 반대하면서 드라구신이 급부상했다.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비수 보강을 원하는 토트넘은 루마니아 출신 191cm '미남 센터백' 드라구신 영입을 목전에 뒀다. 2002년생 드라구신은 21세 어린 수비수이지만 올시즌 세리에A 17차례 전 경기를 선발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등 제노아 핵심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 유스 출신인 드라구신은 지난 2022년 여름 당시 2부리그인 세리에B에 있던 제노아로 임대된 후 지난해 1월 이적료 550만 유로(약 79억원)에 영구 이적했다. 지난 시즌 수비수임에도 4골을 터트린 드라구신 활약에 힘입어 제노아는 리그 2위를 차지해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팀의 승격을 이끈 드라구신 활약상은 세리에A에서도 이어졌다. 올시즌 모든 대회에서 총 20경기에 출전해 1754분을 소화하는 동안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강인한 체격을 살려 세리에A 공격수들을 압도하면서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축구통계매체 '스쿼카'는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세리에A 수비수들 중 공중볼 경합에서 가장 많은 승리(53회)를 거뒀다"라며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드리블 돌파를 단 1번만 허용했다"라고 전하면서 그의 활약상을 주목했다.

이탈리아에선 체격이나 일대일 마크, 세트피스 공격력 등에서 드라구신을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뒤를 잇는 대형 센터백으로 주목하고 있다.


제노아의 이탈리아 스타 공격수 출신인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감독도 "아무도 떠나지 않기를 원한다”면서도 “이적시장에서는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드라구신의 이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결국 토트넘이 품었다.

드라구신은 이전부터 토트넘과 개인 합의를 마친 상태였고다. 현재 소속팀인 제노아가 토트넘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드라구신 이적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바이에른 뮌헨이 드라구신을 하이재킹하기 위해 드라구신 영입전에 참전했지만, 드라구신은 토트넘으로 이적하겠다는 결심을 유지했다.

뮌헨 외에 김민재 전소속팀인 나폴리도 드라구신을 원했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떠난 이후로 이번 시즌 수비에서 불안을 노출하고 있는 나폴리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비 보강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나폴리는 제노아가 원하는 금액을 맞춰줄 수 없지만, 대신 이적료에 선수 2명을 얹어 제노아를 유혹했다.

'풋볼 이탈리아'는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판의 보도를 인용해 “나폴리도 드라구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나, 제노아가 요구하는 이적료를 맞출 생각은 없다. 나폴리는 제노아에 2000만 유로(약 288억)와 레오 외스티고르를 제안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드라구신의 선택은 토트넘이었다. 로마노는 "드라구신은 토트넘을 원했고, 뮌헨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토트넘과의 개인 합의에 동의했다. 드라구신 사가는 이제 끝났다"라며 드라구신이 뮌헨의 제안을 뿌리치고 토트넘 이적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드라구신의 토트넘 이적에 대한 로마노의 의견은 긍정적이다. 로마는 축구 통계 매체 '옵타'를 통해 "토트넘은 오랫동안 드라구신을 스카우트했기 때문에 그를 원하고 있다. 난 드라구신이 훌륭하지만 과소평가된 센터백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드라구신이 능력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은 선수라고 했다.

'옵타'에 따르면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제노아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다. 매체는 이 기록이 제노아가 공격을 전개할 때 드라구신을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빌드업 능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공격을 전개할 때 최후방에서부터 패스를 시작하길 원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스타일과 딱 맞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여름 토트넘에 부임한 직후 공을 다루는 능력이 좋은 미키 판더펜을 영입한 바 있다. 판더펜도 마찬가지로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유형의 센터백이다.

또한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두 번째로 많은 클리어링(87회)을 기록했고, 공중볼 경합 성공 부문에서는 수비수 중 가장 많은 기록(59회)을 세웠다. 또한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한 적도 한 번에 불과하다.

빌드업 능력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수비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드라구신이다. 또한 드라구신은 장신의 키에 비해 꽤나 빠른 속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 합류한 판더펜이 떠오르는 선수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의 겨울 이적시장 2호 영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앞서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티모 베르너를 RB 라이프치히에서 단기 임대로 데려오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차출된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사진=EPA,AP/연합뉴스, 토트넘, 로마노 SNS, 더선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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