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or보기] 골프가 위험하다!… 오구 플레이 조장하는 ‘알까기 도구’ 등장

정대균 2024. 1. 11.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초에 한 지인이 보내준 링크를 열어 보고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프 경기에서 플레이어는 로스트, 오비(OB),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 원구를 찾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곤 동반자 또는 마커에게 고지 하지 않고 다른 볼을 사용할 수 없다.

건전한 골프 문화 정착을 위해 주말 골퍼들이 이른바 '속임수 도구'의 시험에 들지 않길 바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프 근간 흔든 오구 플레이 조장
주말 골퍼들 반응 시큰둥 해 다행
해외 유튜브에서 소개되고 있는 '알까기 도구'. GOLFMATES캡처

연초에 한 지인이 보내준 링크를 열어 보고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바 ‘알까기’ 도구를 소개하는 동영상이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국내 다수의 골프 밴드 및 카페에서 ‘골프 사기꾼들의 장비’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발목 위 바지 하단 안에 매단 ‘알까기 도구’를 다른 한 발로 툭 치면 볼이 감쪽같이 튀어 나왔다. 영상 속에서 플레이어는 러프에서 원구를 찾지 못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버젓이 소개하고 있었다.

골프 경기에서 플레이어는 로스트, 오비(OB),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 원구를 찾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곤 동반자 또는 마커에게 고지 하지 않고 다른 볼을 사용할 수 없다. 만약 그것을 어길 경우 오구 플레이로 벌을 받게 된다.

골프 규칙은 오구 플레이를 했을 때 그 사실을 바로 알리면 2벌타를 받고 플레이를 이어가게 하지만, 고지없이 다음 홀로 넘어가면 부정 행위로 간주해 실격 처리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프로 골프 대회서도 오구 플레이는 종종 목격된다. 십중팔구는 현장에서 벌타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 되지만 의도적으로 그 사실을 숨겼다가 발각 시에는 중징계를 면할 수 없다. 장기간 출전 정지 또는 심한 경우는 선수 자격 정지 처분까지 내려진다.

해당 선수가 징계 기간에 개전의 정이 뚜렷해 징계 수위가 경감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위반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스스로 매단 꼴이 된 ‘주홍글씨’는 선수 생활 내내 스스로를 괴롭힐 것이다.

이렇듯 골프 규칙이 오구 플레이를 엄격히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골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심판 대신 경기위원회가 있는데 이들은 규칙에 대한 의문에 답을 주거나 규칙 적용 여부를 놓고 다툼이 있을 때 결론을 내리는 역할에 국한한다. 한 마디로 플레이어 본인이 가장 공정한 심판이 돼야 하는 것이다. 바로 그 점이 골프의 매력이기도 하다.

골프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골퍼 스스로 코스는 있는 그대로, 볼은 놓인 그대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골프 규칙은 제1장에 ‘플레이어는 규칙을 따르고 모든 페널티를 적용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경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오구 플레이를 조장하는 도구가 등장했으니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상천외한 골프 용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알까기 도구’는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영상에 달린 댓글 대부분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5타를 줄일 수 있게 됐다’라는 등 소수의 옹호론자들이 있긴 했지만 대다수 주말 골퍼들의 반응은 문제의 물건(?) 출현에 마뜩잖은 분위기였다.

라운드를 하면서 부정의 유혹에 넘어갈 뻔 했던 위기 순간을 한 두번은 경험했을 것이다.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면 된다. 건전한 골프 문화 정착을 위해 주말 골퍼들이 이른바 ‘속임수 도구’의 시험에 들지 않길 바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