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끝없는 伊헬스케어 펀드의 악몽…JB자산운용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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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원의 투자자 손실을 안긴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사태와 관련해 개별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이 지방정부에 청구하는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도록 설정된 상품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작년 12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판매를 주도한 신모 전 하나은행 차장에게 징역 9년형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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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배상 개별 소송전 이어져
한양디지텍도 손배소 제기
개인 피해자들 민사소송 내달 첫 변론기일
1500억원의 투자자 손실을 안긴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사태와 관련해 개별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펀드 설정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환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국내 판매사와 운용사가 손실을 떠안게 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한양디지텍은 최근 JB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JB유럽 헬스케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 관련 손해배상 소를 제기했다. 원고 측은 "판매사의 부당 권유와 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부당이득반환과 운용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소송 취지를 밝혔다. 한양디지텍은 10억원 규모의 펀드 보유분을 '시장성 없는 채무'로 분류한 상태다. 통상 판매사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투자 피해 소송에서 운용사까지 포함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긴 하다. 사측은 "펀드 환매가 계속 연기돼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며 "투자자 집단소송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초 만들어진 JB유럽 헬스케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는 2017년부터 2019년 국내 판매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14개 중 하나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이 지방정부에 청구하는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도록 설정된 상품이다. 펀드들의 만기는 2019년 12월~2022년 10월까지였으나 채권 회수의 어려움으로 환매가 중단됐다. 하나은행 등 판매창구에서 판매된 금액은 총 1500억원 이상에 달했다. 은행 등에서는 "이탈리아 국가 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정부 보증 상품인 것처럼 손실 위험을 축소해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도 2022년 6월 업계와 투자자 간 분쟁 조정에 나섰지만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손해배상비율을 최대 80%로 결정했다. 금감원 역시 판매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가 적용되지 않아 비율은 80%로 한정됐다. 이에 따라 100% 배상을 촉구하는 피해자들은 검찰과 경찰에 판매사와 자산운용사 7곳,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총수익스와프(TRS) 계약체결을 한 증권사들까지 고발했다. 검찰은 주 판매사인 하나은행에 이어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개인 피해자들은 형사고소와 민사 소송을 병행하며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작년 12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판매를 주도한 신모 전 하나은행 차장에게 징역 9년형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민사 소송 첫 변론기일은 다음 달인 2월29일 예정돼 있다.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한누리의 임진성 변호사는 "굉장히 모호하고 불확실한 자산에 투자돼 있어 (펀드의) 환매까지는 4~5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본다"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긴 하나 형사 재판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먼저 나온 만큼 민사 재판도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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