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KBS·국심, ‘3色’ 신년 첫 정기연주회

장지영 2024. 1. 1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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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베덴·잉키넨·라일란트, 세 음악감독의 색깔 뚜렷
임윤찬, 서울시향과 베토벤 협주곡 5번 ‘황제’ 협연
국내 클래식계를 대표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올해 첫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세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왼쪽부터), 피에타리 잉키넨, 다비트 라일란트. 서울시향·KBS교향악단·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내 3대 악단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그리고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국심)가 잇따라 올해 첫 정기연주회로 관객과 만난다. 신년음악회의 경우 이벤트성이 강한 데다 객원 지휘자가 포디움에 오르다보니 음악감독이 직접 지휘하는 첫 정기연주회야말로 본격적인 시즌 오프닝인 셈이다. 특히 서울시향은 올 초 마침내 정식 취임한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63)의 취임 연주회라는 점에서, KBS교향악단과 국심은 취임 3년 차에 들어서는 음악감독의 색깔이 확실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번 첫 정기연주회는 국제 수준의 악단을 지향하는 빅3 악단의 현재 위치를 짐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케스트라 조련사’로 유명한 츠베덴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현재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해 1월 낙상사고를 당한 오스모 벤스케 전 서울시향 음악감독의 대타로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후 몇 차례 서울시향을 지휘하며 한국 클래식 팬들을 사로잡은 츠베덴은 이제 5년 임기의 음악감독으로서 첫 시즌을 시작한다.

서울시향은 올 시즌을 뛰어난 아티스트들과 함께 주요 레퍼토리를 탐험하는 ‘클래식 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과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연주회는 축제의 서막답게 화려하다. 바로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돌풍을 일으킨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서울시향과 처음으로 협연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시향은 임윤찬과 함께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에 이어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들려준다.

웅장한 스케일의 ‘황제’는 베토벤 특유의 강력한 피아니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임윤찬은 지난해 정명훈이 지휘하는 원코리아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이 작품을 선보여 환호를 끌어낸 바 있다. 그리고 말러의 교향곡 데뷔작인 ‘거인’은 아름답고 화려한 멜로디, 불규칙하지만 치밀한 전개로 유명하다. 츠베덴이 서울시향 음악감독 임기 내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와 함께 녹음을 진행하기로 한 만큼 이번 작품은 그 출발점인 셈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올해 첫 정기연주회의 협연자들.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슈파체크,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Lisa-Marie Mazzucco·KBS교향악단·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은 지난 2022년 핀란드 출신의 피에타리 잉키넨(43)을 음악감독으로 맞은 이후 레퍼토리 구성이 참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잉키넨과 단원들의 호흡이 깊어진 만큼 세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2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올해 첫 정기연주회는 ‘바람이 머무는 곳’을 부제로 드보르자크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인 A단조 Op.53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알프스 교향곡’ Op.64를 들려준다.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은 민족적 색채와 풍부한 선율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체코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슈파체크가 협연한다. 체코 필하모닉 최연소 악장을 역임한 슈파체크는 지난 2021년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에서 잉키넨과 같은 협주곡을 연주한 바 있다. 그리고 ‘알프스 교향곡’은 등산객이 산행을 하며 마주치는 풍경을 후기 낭만주의 특유의 관현악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케스트레이션의 규모가 워낙 커서 자주 연주되지 않는 작품으로, KBS 교향악단에서도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선보인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 몇 년간 차세대 지휘자, 오케스트라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 육성에 앞장서면서 클래식 팬들의 신뢰가 높아졌다. 여기에 지난 2022년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벨기에 출신 다비트 라일란트(45)가 악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량을 키운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취임 이후 국내 클래식계에선 자주 접하기 어려운 작품을 선보였던 라일란트는 올해도 그 흐름을 이어간다.

다음 달 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은 벨 에포크 시대(19세기 말부터 1914년 1차대전 발발까지) 프랑스와 스페인의 작곡가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스페인의 호아킨 로드리고 ‘아랑후에즈 기타 협주곡’을 필두로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브리에 ‘에스파냐’, 클로드 드뷔시 ‘이베리아’, 모리스 라벨 ‘볼레로’ 등으로 스페인 민속음악을 모티브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몬테네그로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가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을 통해 기타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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