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서 9300원 받았다" 117만명 몰린 착한 포인트 뭐길래
환경부의 ‘탄소중립포인트제’를 담당하는 이민영 사무관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새해 들어 신규 가입을 허용한 지 나흘 만에 가입자 수가 7만 명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이 사무관은 “단체 가입을 유도하거나 특별히 홍보한 것도 없었다”며 “올해 예산을 작년보다 많이 늘렸는데도 부족하진 않을까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탄소중립포인트제는 탄소중립 실천 활동을 하면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주는 제도로 도입 2년 만에 가입자(10일 기준)가 117만 2000명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초 서비스를 재개한 지 열흘 만에 13만 명이 추가로 가입했다.
영수증 안 받으면 100원, 텀블러 쓰면 300원
2022년에 도입한 이 제도의 탄소중립 행동은 ▶전자영수증 발급(100원 포인트) ▶텀블러·다회용 이용(300원) ▶리필스테이션 이용(2000원) 등 10가지다. 포인트를 모으면 매달 계좌로 쌓인 포인트만큼의 현금이 지급된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 텀블러를 가져가면 자체 할인(300원)에 탄소 중립포인트(텀블러 300원+전자영수증 100원)를 더해 총 700원을 아끼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포인트를 모으면 연간 최대 7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 절감과 자동차 주행거리 감축까지 합치면 1년에 최대 27만 원의 경제적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영수증을 받지 않거나 텀블러를 쓰면서 포인트를 받으려면 제휴를 맺은 커피전문점과 마트, 편의점 앱을 각각 설치해야 하는 점은 다소 번거로운 측면이 있다. 기자가 영수증 혜택을 받으려고 시도해 보니 탄소중립포인트 홈페이지에 가입한 뒤에 물품을 구매하는 편의점 앱을 깔고 나서야 100포인트를 모을 수 있었다.
가입자 급증에 예산 부족 걱정하는 환경부
하지만, 이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SNS와 인터넷 맘카페를 통해 입소문처럼 번지면서 지난해부터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매달 10만 명 이상이 가입했다. 온라인에는 “스타벅스 등을 통해 한 달에 9300원을 받았다”는 등 인증 사진과 글이 줄을 이었다. 이 사무관은 “젊은 세대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다 보니 실제 포인트를 받은 분들이 알음알음 SNS를 통해 바이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MZ세대 에코 재테크 열풍 반영된 듯
김지수 환경부 기후적응과장은 “최근 ‘디지털 폐지줍기’라고 해서 모바일 앱을 통해 혜택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은데 탄소중립포인트는 친환경적인 측면도 있다 보니 더 참여도가 높은 것 같다”며 “신용카드 회사들이 탄소중립포인트 가입자들에게 더 높은 신용 등급을 주겠다고 하는 등 친환경 소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입 편의성을 높이고 참여 실적을 조회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안에 탄소중립포인트 모바일 앱을 구축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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