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70%가 10~20대"…한국 떠나는 트위치, 네이버 뛴다 [팩플]

홍상지 2024. 1.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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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네이버 캡처]


트위치가 떠난 시장, 네이버가 이어받을 수 있을까.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철수 결정에 이어 대규모 해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신인' 네이버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무슨 일이야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위치가 전체 직원의 35%(약 500명)를 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아마존이 회사를 인수한 지 9년이 지났지만, 트위치는 여전히 수익성이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트위치는 '망 사용료'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한국 시장 철수 입장(2월 말)을 밝히기도 했다.
트위터가 떠난 국내 시장은 네이버가 이어받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지난달 19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9일부터는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와 시청자 구독 정보를 이어받는 구독 승계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네이버 게임 라운지 운영 팀이 기획한 소규모 프로젝트였던 치지직은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와 맞물려 베타 서비스 개시 이후 매일 30만 명 이상의 일일 사용자(모바일인텍스)를 끌어 모으고 있다.
신재민 기자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는 치지직으로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형성돼 있는 '커뮤니티'를 확보하려 한다. 카페·블로그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오랫동안 해왔지만, 게임 스트리밍 기반 커뮤니티는 네이버도 아직 오르지 못한 산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커뮤니티 서비스는 플랫폼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인데, 게임 스트리밍 분야는 그들만의 공고한 판이 따로 있어 더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기 스트리머의 팬 카페가 이미 네이버 카페에 많다는 점도 한 몫 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 이용자의 연령대가 젊다는 점 또한 네이버가 이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트위치의 주 시청자 연령대는 20대(63%), 10대(19%) 순. 당장 큰 수익이 나진 않더라도 잠재력 있는 새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치지직을 통해 젊은 층을 확보하면 전체 플랫폼 연령대가 낮아지고 체류시간은 확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는 네이버 생태계 내 이용자의 기초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타겟팅을 고도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형성된 커뮤니티는 네이버가 기존에 운영하던 커뮤니티보다 훨씬 '날 것'의 세계다. 그간 스트리머들의 혐오 표현이나 선정성 논란은 꾸준히 있어 왔다. 치지직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3일에는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가 욱일기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해 논란이 됐다. 치지직은 다음 날 해당 스트리머의 방송 권한을 박탈했다.

'스트리머 리스크'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기로 한 이상, 네이버 치지직이 안고가야 할 위험 요소다. 사전에 스트리머의 신원 조회를 할 수도 없고, 스트리머의 돌발 행동을 실시간 통제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관건은 사후 관리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필터링 기술인 '클로바 그린아이(CLOVA GreenEye)'를 적용해 유해 영상을 걸러내고 있다. 자회사 인력을 동원해 3교대로 24시간 모니터링도 진행 중이다. 방송 가이드라인도 더 촘촘히 다듬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는


치지직은 2월 말부터 모든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조원에서 2028년 약 23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 이 시장을 두고 국내에선 네이버의 치치직과 아프리카TV, 두 토종 플랫폼의 경쟁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가 떠난 자리는 아프리카TV에도 기회다. 온라인에서는 우왁굳(아프리카TV)·풍월량(치지직)·침착맨 등 인기 스트리머가 어느 플랫폼을 선택했는지를 놓고 연일 화제다. 아프리카TV는 스트리밍 사업 17년 만에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다. 사명을 '숲'(SOOP)으로 바꾸고 선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별풍선''BJ' 명칭도 변경할 계획이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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