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찾은 尹 “정부가 무슨 근거로 국민 재산권 행사 막나”

이경원 2024. 1. 1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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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준공 33년차로 일산 신도시 내에서 건축된 지 가장 오래된 아파트 단지인 백송마을 5단지를 10일 둘러봤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 등에 대해 "윤 대통령 눈에는 총선밖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라며 "윤석열정부의 포퓰리즘 폭주는 국민의 삶과 국가 살림을 망가뜨릴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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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주민과 민생 토론회
부동산 문제, 정치·이념서 해방
다주택자 징벌적 과세 잘못된 것
민주 “총선용 포퓰리즘”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문제를 정치와 이념에서 해방시키고,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작동되게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준공 33년차로 일산 신도시 내에서 건축된 지 가장 오래된 아파트 단지인 백송마을 5단지를 10일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백송마을을 비롯한 노후 단지들이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재건축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언급하며 “주민들이 집합적인 자기 재산권을 좀 행사하겠다는데, 그것을 가로막는다면 정부도 좀 한심한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누수와 외풍, 주차난 등이 심한데도 ‘아직 위험하지 않다’는 이유로 재건축이 막힌 현실을 콕 집어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탄생했는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걸 막느냐”며 정부의 진정한 역할은 규제가 아닌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부동산 문제를 정치와 이념에서 해방시키고,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작동되게 해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집값이 오른다고 해 재개발을 막았는데, 그러자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더 오르는 모순된 현상이 빚어졌다”며 “그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은 오래 걸리고, 집은 노후화되고, 국민의 행복과는 너무 거리가 먼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민생토론회에서는 철폐해야 할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로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중과세가 꼽혔다. 윤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집값을 올리는 부도덕한 사람들이라며 징벌적 과세를 해 온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조세 전가가 이뤄져 그 피해를 고스란히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이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영국 국빈방문 당시 72억원 상당의 벤틀리 리무진을 탄 경험을 소개하며 “보유세, 거래세, 양도세를 중과세하면 산업이 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고급 벤틀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일을 하고 직장을 갖게 되고 작은 중소기업까지 전부 뛰어들어 가서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아파트 노후화 문제를 호소하는 참석자들에게 검사 시절 지방의 열악한 소형 아파트 관사에서 지냈던 경험을 꺼내며 공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광주도 부산도 그렇고 수도를 틀면 녹물이 계속 나와서 5분을 틀어 놔야 양치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 생활을 잠시 접고 변호사를 1년 하다가 복직을 했는데, 그때 ‘관사에 녹물만 심하지 않았어도 사표를 안 내고 근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국민의 부동산·주택 걱정 해결을 가장 큰 민생 현안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 등에 대해 “윤 대통령 눈에는 총선밖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라며 “윤석열정부의 포퓰리즘 폭주는 국민의 삶과 국가 살림을 망가뜨릴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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