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짬짜미 출제’ 의혹에 “사설 모의고사까지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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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단계에서 사설 모의고사 문항을 점검해 유사 문항을 걸러내기로 했다.
수능 지문이 '일타강사' 교재와 일치해 '짬짜미 출제' 의혹이 불거지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 강사는 현직 교사들과 수능 모의고사 문항을 거래해온 인물로, 현재 감사원 감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능 이후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 창구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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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숙 출제 기간에도 유사성 검토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단계에서 사설 모의고사 문항을 점검해 유사 문항을 걸러내기로 했다. 수능 지문이 ‘일타강사’ 교재와 일치해 ‘짬짜미 출제’ 의혹이 불거지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출제진이 외부와 차단되는 합숙 기간에도 사교육 업체 협조를 받아 점검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주먹구구식 대책으론 공직사회와 민간 영역에 뿌리박힌 ‘사교육 카르텔’을 근절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교육부는 2022년 11월 시행된 수능 영어 23번 문항 논란과 관련해 10일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전날 오석환 차관 주재로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함께 진행한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회의’ 결과다.
영어 23번 지문은 일타강사 교재와 일치해 논란이 일었다. 국내 미출간 원서의 특정 단락이 일타강사 교재와 수능, 비슷한 시기 제작된 EBS 수능 교재 초안에 나란히 실렸다. 이 강사는 현직 교사들과 수능 모의고사 문항을 거래해온 인물로, 현재 감사원 감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수능과 EBS 교재 제작 과정을 개선키로 했다. 평가원은 합숙 출제가 시작된 뒤에도 사설 모의고사를 입수해 유사성을 검토한다. 종전까지는 시판된 교재만 점검했다. 수능 이후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 창구도 마련한다. 2023학년도 수능 당시 평가원은 영어 23번을 두고 ‘판박이 지문’ 논란이 일었지만 “문항 자체 오류는 없다”며 심사 대상에 올리지 않았다.
교육계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우연히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하는 ‘사교육 카르텔 타파, 이젠 제대로 하자. 척결이냐, 유착이냐’ 세미나 자료에서 카르텔 유형을 10가지로 분류했다.
양 교수는 10가지 중 교육 관료와 사교육의 유착부터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2028 대입 개편안’과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에 사교육 관련 인사로 의심되는 A씨가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A위원은 학원 및 강사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교육위 관계자는 “위촉 단계에서 들여다봤는데 비영리 기관에 가깝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 교수 자료를 보면 A위원은 사이트 운영 과정에서 여러 대형 사교육 업체의 도움을 받았으며, 이에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교육부 장관을 지낸 B씨는 2015년 초·중등 대상 교육 업체에 사외이사로 취업해 활동하다가 2018년 임기 만료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초대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을 지낸 C씨는 지난 2022년부터 사교육 업체 감사를,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낸 D교수는 2013년부터 사교육 업체 사외이사를 맡았다고 한다. 또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입학사정관 출신 E씨는 대치동 입시 컨설팅 학원에서 활동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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