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빼고 ‘통쾌함’ 더한다… 요즘 드라마 흥행 공식

정진영 2024. 1. 1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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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시리즈, 드라마들엔 공통점이 있다.

'이재, 곧 죽습니다'를 본 시청자들은 '인생 드라마'라고 평가하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10일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서 복수를 하기에 앞서 복수의 대상들을 지켜보는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해버렸다"며 "또 내 지인들의 모르던 모습을 하나씩 알아가며 주인공의 억울함을 해결해가는 방식이 이전의 드라마들과는 다른 통쾌함을 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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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로 속도감 더해
숏폼 트렌드 반영한 구성
차별화 요소 색다른 재미
최근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드라마들은 빠른 속도감이 공통점이다. 드라마 전개 자체도 빠르고, 중심 인물들의 서사 전개도 머뭇거림이 없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왼쪽)는 2회부터 복수 전개가 시작되고, ‘고려거란전쟁’은 사극임에도 32회차로 압축해 흡입력을 높였다. 티빙·KBS 제공


요즘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시리즈, 드라마들엔 공통점이 있다. 가장 큰 교점은 ‘고구마’가 없다는 점이다. 내용의 중심이 되는 등장인물에 머뭇거림이나 막힘이 없다. 그러면서도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 사이에서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심어둠으로써 색다른 재미까지 선사한다.

지난 1일 방영을 시작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5.2%에서 시작한 시청률이 지난 9일 방영된 4화에서 7.6%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는 특히 속도감 있는 전개가 두드러진다.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주인공 강지원(박민영)이 10년 전으로 회귀한 뒤 인생 2회차를 살아가는 내용인데, 회귀하기까지의 과정이 1화에서 끝난다. 2화부터는 회귀 후 2회차 인생을 살아가는 강지원의 통쾌한 복수가 펼쳐진다.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한 주인공의 각성도 매우 빨라 본격적인 반격이 3화부터 시작된다.

KBS에서 방영 중인 ‘고려거란전쟁’ 역시 전개에 막힘이 없긴 마찬가지다. 오랜만에 방영되는 정통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춰 32부작으로 회차를 구성하며 극에 속도감을 더했다. ‘고려거란전쟁’은 5회차 만에 왕이 죽고 새 왕이 즉위한 데 이어, 고려의 영웅 양규 장군이 16화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여기에 실감 나는 전투 장면까지 어우러지며 시청률은 10%를 기록했다.

지난 5일 모든 회차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는 숏폼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입맛에 딱 맞춘 작품이었다. 주인공 최이재(서인국)가 12번 환생하는 과정을 8회차에 속도감 있게 풀어냈다. 그러면서도 각 회차마다 액션, 누아르, 멜로 등 다양한 장르까지 녹여내며 볼거리와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까지 담았다. 이에 파트2 공개 이후 3일간 시청 시간이 약 1억2000만분을 기록하며, 공개 첫주 대비 약 134%가 급증하기도 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를 본 시청자들은 ‘인생 드라마’라고 평가하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면 장르적 특성보다도 막힘 없이 이어지는 스토리의 전개가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각 작품들은 다른 작품과 차별화하는 요소들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몇 년째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회귀물에 복수라는 요소까지 더해져 뻔하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10일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서 복수를 하기에 앞서 복수의 대상들을 지켜보는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해버렸다”며 “또 내 지인들의 모르던 모습을 하나씩 알아가며 주인공의 억울함을 해결해가는 방식이 이전의 드라마들과는 다른 통쾌함을 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고려거란전쟁’은 시청자들에게 다른 의미의 통쾌함을 안겨주고 있다.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자신을 희생하는 리더들의 모습을 드라마 속 강감찬이나 양규 같은 장군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식이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는 “전쟁이라고 하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장수들의 모습을 보며 그렇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달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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