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더 악재"…與, 제3지대 움직임에 '쏘쏘'
이준석계 외 與내 이탈 움직임 없어
여론조사서도 민주당 하락폭 더 커
韓 "구도 가지고 하는 정치 안할 것"
'제3지대' 형성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에서 신당의 파급력 자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만약 변수가 된다면 더불어민주당에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제3지대를 형성하고 움직이는 동력은 국민의힘이 아닌 야권에서 나오고 있다. 선두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있다. 통합 비상대책위 출범 요구를 이재명 대표가 거부하자 그는 11일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 이어 창당 작업에 착수해 늦어도 2월 초에는 국민 앞에 실체를 드러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10일에는 민주당 내 혁신계를 자처하던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비정상적인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것은 더 이상 못하겠다"며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대연합·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들이 이 전 대표 등과 연대를 통해 제3지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제3지대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모두 민주당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양 대표는 민주당의 꼼수 탈당을 통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행태에 염증을 느끼고 탈당을 선언했으며, 금 공동대표는 내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친문 진영의 독선과 전체주의에 반발해 돌아선 인물이다.
따라서 제3지대가 형성될 경우, 표면적으로는 양당 기득권 정치 심판론을 띄우겠지만 실질적으로는 반이재명 혹은 반민주당 색채를 띨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보수진영에서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일부 측근들과 함께 제3지대에 합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날 개혁신당(가칭) 2호 공약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천하람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원칙과 상식 구성원과 대화의 문을 충분히 열어 놓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현역의원이나 거물급 인사들이 이준석 신당 혹은 제3지대와 거리를 두면서 보수진영 내에서만큼은 동력이 상당 부분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신당행이 점쳐졌던 김웅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여론조사에서도 제3지대의 등장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에 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7~8일 실시한 정당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9%, 민주당은 34%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을 선택지에 포함할 경우,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24%, 민주당 25%, 이준석 신당 11%, 이낙연 신당은 7%였다. 국민의힘은 5%p, 민주당은 9%p 각각 하락한 결과다.
실제 국민의힘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 가운데 7%는 이준석 신당, 2%는 이낙연 신당을 택하겠다고 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가 이준석 신당, 9%가 이낙연 신당으로 옮겨가는 등 이동 폭이 컸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으로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된 측면이 있고, 국민의힘 표심의 동요나 이탈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신당이나 제3지대는 국민의힘에 변수가 될 수 없고, 우리 당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천에 불만을 품은 일부 현역의원이 나올 수 있지만, 이준석 신당으로 가는 것은 전통적 지지층에서 배신자처럼 취급될 수 있다"며 "차라리 무소속을 택하면 택했지 신당으로 이탈하는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한동훈 위원장은 '제3지대' 연대와 관련해 "우리 당이 열심히 하겠다"면서 "구도를 가지고 하는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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