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임희정 “나쁜 기억 털고, 올해는 용처럼 훨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둔 임희정(24)은 “지난 연말 열린 KLPGA 대상 시상식을 TV로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 2021년과 2022년 연속해서 인기상을 휩쓰는 등 연말이면 시상식 준비로 바빴지만, 지난해에는 부진한 성적 탓에 초청장도 받지 못했다.
임희정에게 2023년은 최악의 한해였다. 루키였던 2019년부터 매년 정상을 다퉜던 임희정은 지난해엔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하고 톱10만 7차례 기록했다. 4차례 컷오프를 당했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경기를 중도에 포기한 경우도 두 차례나 있었다.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기를 넘긴 임희정이 2024년 절치부심을 다짐했다. ‘용의 해’를 맞는 ‘2000년생 용띠’ 임희정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신제품 발표회 기자회견에서 “내 장점은 꾸준함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이를 잘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희정은 프로골퍼들 사이에서도 “스윙 폼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키는 1m61㎝로 크지 않지만, 본인의 설명처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같은 스윙으로 코스를 정복했다. 특히 아이언샷이 좋아 매년 그린 적중률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다. 견고한 스윙 덕분에 2019년 데뷔와 함께 3승을 거둔 뒤 2022년까지 5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임희정은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9.18%(10위)로 괜찮았지만, 그린 적중률이 69.21%(46위)로 뚝 떨어졌다. 평균 퍼트 수도 30.49개(49위)로 늘어났다.
2022년 4월 출근길 교통사고의 영향이 컸다. 이때 몸을 크게 다쳤던 임희정은 “그 사건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진 건 사실이지만, 교통사고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지난해 후반기부터 드라이버와 퍼터를 바꾸고 난 뒤 성적이 부쩍 좋아졌다. 운동도 열심히 해서 비거리가 10m나 늘었다”며 웃었다.
임희정은 지난해 6월 한국여자오픈 도중 기권한 뒤 한 달 반 정도 휴식을 취했다. 이 기간 아픈 몸을 치유하면서 마음의 안정도 되찾았다. 쉬는 기간 운전면허도 따는 등 20대 또래들과 비슷한 일상을 보냈다. 임희정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쉼표를 찍고 나니 골프도 다시 풀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임희정은 어릴 적부터 국가대표로 뛰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유해란(23)·정윤지(24)와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때부터 많은 팬이 생겼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엔 ‘사막여우’라는 별명도 얻었다. 올해 프로 6년째를 맞는 임희정은 “해가 갈수록 후배들이 많아진다.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 태국으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시작하는 ‘용띠’ 임희정은 “올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2024년은 용의 해 아닌가. 새해가 밝으면서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좋지 않은 기억은 날려버리고 용처럼 훨훨 날아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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