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36점 폭발 OK금융그룹, 4라운드 4연승 4위 도약

김효경 2024. 1. 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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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서브를 준비하는 OK금융그룹 레오. 사진한국배구연맹

레오의 맹폭이 장충을 뒤흔들었다. OK금융그룹이 4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4위로 올라섰다.

OK금융그룹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19, 25-15, 21-25, 25-23)으로 이겼다. 올해 세 차례 대결에서 블로킹의 절대적 우세(30-17)를 보였던 OK는 이날 경기에서도 블로킹 16-10으로 앞섰다. 레오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36점(블로킹 2개, 서브득점 4개)을 올렸다.

3라운드에서 6전 전패를 당했던 OK는 4라운드 4연승을 이어갔다. 12승 10패(승점 33)가 된 OK금융그룹은 현대캐피탈(9승 13패·승점 31)을 제치고 다시 4위로 올라섰다. 1위 OK금융그룹(15승 7패·승점 42)은 3연패에 빠졌다.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OK금융그룹 선수들. 사진한국배구연맹


우리카드는 그동안 선발로 나서던 한태준 대신 이승원이 선발 세터로 나섰다. 이승원은 마테이 콕, 김지한과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였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의 경기력이 더 좋았다. 서브가 강하고 정확하게 들어갔고, 유효블로킹을 통해 반격 찬스를 만들어냈다. 신호진도 목적타 서브를 잘 받아냈다. 공격에선 레오가 앞장서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올렸다.

우리카드는 수비 이후 연결 플레이나 네트 터치 등 잔실수가 나오면서 추격하지 못했다. OK금융그룹은 고비 때마라 레오의 공격이 터지면서 1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레오는 1세트에만 무려 12점을 올렸다. 마테이도 10점을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2세트에서도 OK의 기세는 이어졌다. 레오의 강력한 서브가 위력을 뿜어냈다. 상대 오버네트를 유도하고, 서브 에이스를 3개나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범실까지 나오면서 3-2에서 11-2로 벌어졌다. 마테이까지 가담해 4인 리시브를 해봤으나 소용없었다. 세터 곽명우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토스를 정확하게 배달하면서 16-8로 두 번째 테크니컬 작전시간에 도달했다. OK는 2세트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완승을 거뒀다.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OK금융그룹 신호진. 사진한국배구연맹


우리카드는 한태준이 3세트 스타팅으로 나섰다. 마테이가 레오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세를 올린 우리카드는 이상현의 속공, 김지한의 백어택, 한성정의 블로킹이 나오며 6-2로 리드했다. 그러나 OK의 블로킹이 또다시 폭발했다. 바야르사이한과 차지환이 마테이의 공격을 가로막아 9-9 동점을 만들었다.

마테이의 공격이 뚫리지 않아 고전하던 우리카드는 김지한의 폭발력이 터지면서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이상현의 속공으로 분위기를 돌린 우리카드는 레오의 서브타임을 빠르게 넘기면서 고비를 넘기면서 3세트를 따냈다.

4세트 초반 두 팀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OK의 블로킹 벽이 우리카드의 공격을 계속해서 틀어막았다. 3세트 교체로 들어간 송희채도 공수에서 힘을 보탰다. 마테이의 범실까지 나오면서 순식간에 16-11까지 벌어졌다. 신호진의 공격이 네트를 맞고 코트 안쪽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랐다.

우리카드는 막판 집중력을 보이며 추격전을 펼쳐 23-24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레오의 공격이 터지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우리카드는 레오의 공격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후위자공격 반칙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OK금융그룹 레오. 사진한국배구연맹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줬다. 비디오 미팅에서 하자고 한 지시를 잘 이행했다. 블로킹 포인트보다는 원터치 이후 디그 시스템을 잘꾸려가려 하는데, 우리카드전에서 특히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바야르사이한이 지난 경기는 고민이 있어 보였는데, 코치들이 중심을 잡아준 것 같다. 비디오 미팅 때 어떤 로테이션은 배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블로킹이 튀어나가면 안 되는데, 지난 경기는 박창성이 잘 해줬다. 바야르사이한이 그 경기를 토대로 반성하고 공부했다. 오늘은 적극적으로 사인을 내주고, 감독과 사인이 안 맞으면 다시 말해줬다. 비디오를 보면서 연구한 결과가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연승에 대해선 "지도자는 힌트를 주고, 답은 선수가 찾는다. 선수들에게 힌트를 줬고, 선수들이 찾으려고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6월 코보컵 끝날 때부터 매일 한국의 배구를 배워야 했다. 한국 선수들이 공격을 때리는 스타일에 대한 고민도 했다. 그게 한국에 맞다는 것도 알았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오기노 OK금융그룹 감독. 뉴스1

오기노 감독은 "내가 팀에 온 이유는 세계적인, 또는 일본적인 스타일을 접목히시키려고다. 이기기 위한 시스템 배구를 위해 많이 알려주고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기쁘다. 1년차는 어떻게 선수들이 배구를 재밌게 할까를 생각하고 있다. 다음 시즌도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블로킹 5개를 잡아낸 바야르사이한은 "지난 경기 빠르게 교체됐는데, 밖에서 보면 공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제도 아보 코치님이 지난 우리카드전을 보면서 종이에 (상대 공격방향을)적어줬다. 상대 세터의 플레이가 눈에 잘 보였다. 연습할 때도 손 모양이나 스텝에 신경쓰고 있다. 사인대로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OK금융그룹 바야르사이한. 사진 한국배구연맹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레오를 비롯한 OK의 서브 리시브가 안 됐다. 이승원의 토스 미스도 있었고, 선수들이 경기 전에 약속한 부분을 지켜주지 못했다. 실력이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신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수비 능력과 상황 인지 능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최근 경기에선 특히 안 됐다. 준비를 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승원의 백 토스는 좋다. 다만 앞쪽 C퀵 토스가 느리고 아쉽다. B속공도 안 되고, C토스는 공 끝이 떨어져서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그 두 가지가 숙제"라고 평가했다. 14일 한국전력전에 대해선 "감기에 걸리는 등 최근 선수들의 몸 관리가 잘 안됐다. 프로라면 선수들이 스스로 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마음을 잡으면 한국전력도 쉽지 않지만,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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