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CEO들 "직원은 대표만 봐…어렵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최서윤 2024. 1. 1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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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올해 업황 진단은 어느 해보다 무겁지만 이들은 모두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쳤다.

신 회장은 "올해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화학업계 미래는 앞으로 2~3년간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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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위기를 차별화로 극복"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사업 개편·체질개선 주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버틸 것…기존 계획 이행"

“어려울 때일수록 직원들은 대표님 얼굴만 쳐다보게 돼 있습니다. CEO들이 희망을 줘야 합니다. 우리가 어려우면 독일, 미국, 일본 다 어렵습니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 석유화학 기초체질을 개선하고 저탄소·친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탈바꿈합시다.”(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올해 업황 진단은 어느 해보다 무겁지만 이들은 모두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쳤다.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 겸 LG화학 부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와 만나 “업황이 어렵지만 위기를 차별화로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저희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성장”이라고 답했다. 신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차전지 소재는 물론 석유화학 사업에서도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 겸 LG화학 부회장이 ‘2024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 인사회’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신 회장은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한계사업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 전략과 맞지 않은 부분이나 한계사업을 지속해서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는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남 여수 NCC 공장 매각은 옵션 중 하나일 뿐 반드시 매각해야 한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여수 NCC 2공장은 작년 4월 가동 중단과 함께 매각설에 휩싸였다.

신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도 한계사업 축소를 언급했다. 그는 “중국 설비 자급률이 상승하는데도 설비 확충을 계속하는 건 문제”라며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계사업을 점차 축소해 과잉 설비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뼈를 깎는 생산성 제고, 비용 절감, 품질 향상의 자구 노력과 함께 창조적인 파괴를 통해 새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최대 고객인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급상승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 주력 제품 수출은 반토막 났다.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 겸 LG화학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석유화학협회

신 회장은 “올해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화학업계 미래는 앞으로 2~3년간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복합적인 위기라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실행 계획을 잘 세워서 재도약할 것인지 아니면 과거 마인드 셋으로 저성장 늪에 빠지고 말 것인지는 올해와 향후 2~3년 우리의 대응 방식으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도 했다. 신 회장은 “미래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선두 주자가 뚜렷하지 않은 한계 돌파형 기술 개발 분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먼 훗날을 위해 새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차전지 소재와 관련해선 “지난 4~5년간 이차전지 시장이 30~35%까지 계속 성장했는데 최근 20% 정도 성장하는 것을 주춤한다고 하는 것”이라며 “슬로우 다운(slow down)은 예상되지만 어쨌든 굉장히 좋은 시장”이라고 했다. 이어 “2030년이 되면 50%를 넘겨야 하므로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면 좋은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CEO들도 위기 극복에 대한 인식은 같았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버텨야죠”라면서 “계획했던 사업을 잘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취임한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도 “올해 사업구조 개편과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 회장, 나 사장, 이 사장을 비롯해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사장, 김영범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이건종 효성화학 사장 등 석유화학업계 관련 인사 130여명이 참석했다.

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석유화학협회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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