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가 받았던 상 올해는 스위스 '영혼의 건축가'에..."한국이 곧 미래"
" "한국은 곧 미래다." " 세계적 거장인 스위스 건축가, 마리아 보타(80)가 10일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 이사장에게 건넨 수상 소감이다. 그는 이날 CICI가 수여한 '한국 이미지상 2024'의 징검다리 상을 받았다. CICI가 한국을 세계에 알린 인물과 기업 등을 매년 선정해 수여해온 한국 이미지상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지난해엔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 씨와 김연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이 선정된 바 있다.
올해 한국 이미지상은 보타 이외에도 팝페라 가수 임형주, 프랑스인 판소리꾼 마포 로르,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제네시스가 받았다. 보타가 받은 징검다리상은 한국을 세계 알린 외국인에게, 임형주 씨가 받은 머릿돌상은 한 분야의 초석을 쌓은 인물에게, 로르 씨가 받은 꽃돌상은 한국의 이미지를 꽃피운 인물, 제네시스가 받은 디딤돌상은 한국의 기반을 다진 기업 및 인물 중에서 CICI가 선정한다.
보타 건축가는 이날 공개된 최정화 이사장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한국과는 1970년대부터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약 30회 정도 방문한 것 같다"며 "전쟁의 비극이라는 과거를 딛고 르네상스를 일궈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사찰이 상징하는 기억의 영역에서 때때로 오늘날 작품활동을 이어나갈 의미를 찾는다"며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출생으로 이탈리아 베니스 건축학교를 졸업한 그는 세계 각지에서 건축가 활동을 해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 건축은 물론, 모던 가구를 대표하는 의자 시리즈로도 명성을 쌓았다. "한국에 설계한 건축물이 스위스에 있는 것만큼이나 많다"고 말한 그의 한국 내 대표작 중엔 리움미술관,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의 아고라, 강남교보타워 등이 있다.
그의 건축 스타일은 단순하면서도 조형미와 빛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영혼의 존재감을 채우는 감각이 있다는 의미에서 그에게 헌정된 다큐멘터리 영화는 '영혼을 위한 건축'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기도 했다. 공간의 단순성에서 본질을 탐구하고 빛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전설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1887~1965)와의 후계로도 불린다.
그가 건축 견습생이 된 건 15세였다. 그는 최정화 CICI 이사장에게 "학업에 별 흥미를 못 느껴서 학교를 일찍 그만뒀다"며 "(건축에) 열정을 바치다 보니, 학교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나의 업(業)을 65년 넘게 하고 있는 그에게, 건축이란 뭘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설계도면에 긋는 선 하나가 현실에서는 건물의 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건축가가 그리는 선 하나가 현실에선 그곳에서 인생을 보내는 이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기에 소중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다그마 슈미트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 대사는 축사에서 "보타 건축가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한국의 문화를 사람 대 사람의 맥락으로 표현해왔다"며 "그런 그가 이 상을 받게 돼 대사로서도 기쁘다"고 밝혔다.
머릿돌상을 받은 임형주 씨는 "유엔 평화 메달 수상 등 기억에 남는 순간이 참 많지만, 이 '머릿돌상'이라는 상 이름이 특히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목소리 유지 비결에 대해선 "술과 담배를 안 하는 건 물론, 커피와 녹차도 마시지 않는다"고 말해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제네시스를 대표해 디딤돌상을 받은 송민규 제네시스 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처음만 해도 한국에서 나온 고급차 브랜드로서 걱정과 응원을 해주셨고 그 덕에 저희는 항상 노력해왔다"며 "담백한 한국의 절제미를 살린 덕에, 지난해 100만대 판매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꽃돌상을 받은 로르 씨는 "판소리가 없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판소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앞장서서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국어로 소감을 전했다.
이날 시상식은 다수의 오피니언 리더 층 각계 인사들과 주한 외교사절 약 50여 명으로 성황을 이뤘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축사(?)에서 "CICI가 외국인을 위한 돛대의 역할을 한다면, 국민통합위원회는 그 배를 위한 노를 열심히 젓는 역할을 하겠다" 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 타르탈리 주한스위스대사, 에밀리아 가토 주한이탈리아대사 등이 자리를 빛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륜' 일본 배우 근황…여배우 3명과 산속 오두막 동거 | 중앙일보
- 튀소 맛없다? 100% 당신 탓…성심당은 분명히 경고했다 | 중앙일보
- “대통령님 비덱이 뭔가요?” 잡아뗀 최순실, 난 믿었다 [박근혜 회고록 31] | 중앙일보
- 탕웨이 "김태용과 이혼? 절대 불가능…딸보다 남편이 먼저" | 중앙일보
- 2024 정치성향테스트 ㅣ 더중앙플러스 | 중앙일보
- "자꾸만 져요"가 19금?…엄마들 당황케 한 방학 '밈 주의보' | 중앙일보
- 개콘, 넷플서 했으면 떴을까? 이경규가 화낸 '교미 개그' 보라 [문화 비타민] | 중앙일보
- "박수홍 자식처럼 키웠다, 죗값 받겠지만 억울해" 친형 오열 | 중앙일보
- "스벅서 9300원 받았다" 117만명 몰린 착한 포인트 뭐길래 | 중앙일보
- 생방송 중 갱단 쳐들어왔다…"이 나라 떠나야" 지옥이 된 낙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