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도 많은데 성범죄자 '물리적 거세' 안 하는 이유

신은진 기자 2024. 1.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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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성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물리적 거세가 답'이라는 의견이 제기되지만, 우리나라는 화학적 거세만을 시행한다.

다만, 물리적 거세와 달리 최대 15년 동안 진행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성범죄자에게 국가가 물리적 거세보다는 화학적 거세 처벌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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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거세와 화학적 거세의 효과·부작용은 같다. 단지 영구적이냐, 반영구적이냐는 차이가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연일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법무부의 ‘2023 성범죄백서’를 보면,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건수는 11만4420건(2021년 기준)에 달한다. 심지어 재범률도 높다. 성범죄자 중 62.4%는 첫 범죄 뒤 3년 안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다. 성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물리적 거세가 답'이라는 의견이 제기되지만, 우리나라는 화학적 거세만을 시행한다. 여기엔 생각보다 복잡한 이유가 있다.

◇인권·비용 문제 복잡하게 얽혀… 부작용·효과는 비슷
우선, 물리적 거세와 화학적 거세의 차이에 대해 알아야 한다. 물리적 거세는 고환을 외과적으로 제거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영구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말한다. 고환을 제거하는 30분 내외의 간단한 수술 한 차례면 영구적으로 거세가 가능하다. 고환제거술은 오랫동안 시행되어 온 수술이라 안전한 수술로 분류되고,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화학적 거세는 약물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성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다만, 물리적 거세와 달리 최대 15년 동안 진행해야 한다. 비용도 비싸다. 화학적 거세를 위한 1인당 약물투여비용은 연간 약 500만원이다.

두 방법 모두 효과와 부작용이 같다. 어떤 방식으로든 거세는 남성호르몬 억제라는 효과가 있으며, 골다공증, 당뇨·고혈압 등 발병률 상승, 우울증, 두통, 근육 약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화학적 거세는 약물 주입을 중단하면 남성호르몬이 언제든 회복될 수 있고, 물리적 거세는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차이만 있다.

이렇게 보면, 물리적 거세가 가성비 측면에서 훨씬 나은 선택지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학적 거세를 시행하는 덴 이유가 있다. 인권과 장기적 관점에서의 비용 문제가 얽혀 있다.

일단 비용 문제를 살펴보자. 거세를 통해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면 골다공증, 우울증, 당뇨·고혈압 등이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운데, 화학적 거세는 거세 약물 투약을 중단하면 이러한 부작용이 대부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반면, 물리적 거세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각각의 부작용을 치료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든다. 우울증, 당뇨·고혈압 등은 사실상 만성질환이기에, 범죄자의 치료를 위해 장기간 국민의 건강보험료가 사용되는 셈이다. 범죄자에게도 치료를 받을 최소한의 인권이 있기에 치료를 안 해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성범죄자에게 국가가 물리적 거세보다는 화학적 거세 처벌을 내린다. 물리적 거세를 합법적으로 시행 중인 국가는 덴마크뿐이고, 독일, 스웨덴, 덴마크, 미국 텍사스주 등은 범죄자의 동의하에 물리적 거세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1년 7월부터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19세 이상의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화학적 거세를 시행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화학적 거세가 집행된 성범죄자는 총 3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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