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싸움에 한국 등 터지나...美 日보다 경제 타격 큰 이유
1월 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오는 1월 13일 대만의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의 지정학적 위기가 격화할 수 있다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전쟁이 발생하는 경우와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서는 경우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전쟁이 발발하면 세계경제 GDP의 10.2%에 해당되는 약 10조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세계경제 GDP가 5.9% 감소한 것보다 큰 셈이다. 무역, 반도체와 금융 충격으로 인해 GDP가 각각 4%, 17.8%, 1.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대만 전쟁에 개입할 경우 대만의 GDP가 40%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해안가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 기반이 인적·경제적 비용을 가중시킨다는 것으로, TSMC 등 굴지의 대만 반도체 업체가 전쟁으로 입을 타격이 천문학적으로 계산됐다. 블룸버그는 대만에서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를 대체 불가능한 ‘황금 나사’에 비유하며 “노트북·태블릿·스마트폰 생산라인이 멈추고 저가형 반도체를 쓰는 자동차나 다른 부문들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대만 전쟁으로 한국 GDP가 23.3% 감소한다는 점. 이는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타격이다. 일본(-13.5%)은 물론 전쟁 당사국인 중국(-16.7%)보다 높다. 주한미군이 대만 전쟁에 투입되면 중국이 보복할 가능성이 크고, 한중 간의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1월 9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해 공개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보고서 ‘다음 전쟁의 첫 전투’(The First Battle of the Next War)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왔다. 보고서는 “중국 대만 전쟁시 주한미군의 4개 전투비행대대 중에 2개 대대가 차출돼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의사와 관계없이 주한미군이 중국과 대만 전쟁에 개입하리라는 관측이다. 중국이 대만 포위를 위해 대규모 해군을 동원할 경우 미군이 중국 대륙·대만과 가까운 한국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 나아가 제주해군기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중국의 경우, 전쟁으로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이 끊기고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면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전쟁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애플 등이 중국과 대만의 전자제품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피해가 GDP의 6.7%일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 경제가 대만이 제작하는 반도체에 접근할 수 없지만,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과 관세로 갈등을 벌일 수 있다. 다만 아시아 해운 중단, 금융 시장 타격 등의 다른 충격은 전쟁 시나리오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봉쇄 상황에서 대만 GDP는 1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 전 세계 GDP는 각각 8.9%, 3.3%,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분석 결과에 대해 블룸버그는 “시나리오의 가정에 의해 도출된 것이며 불확실성의 범위도 넓고 중국의 침략이 임박했을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등 오랫동안 지속된 긴장이 갑자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강조했다.
또 중국의 대만 침공은 세계 경제를 완전히 망쳐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고 귀중한 인명과 재산 손실 등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월가 투자자들과 대만의 반도체 업체에 의존하는 다양한 기업들은 이미 전쟁 발발 위험에 대비해 움직이고 있다. 앞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지정학적 갈등을 이유로 지난해 대만의 TSMC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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