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에콰도르…TV 생방송 중 괴한 난입해 총 겨눠

장은현 2024. 1. 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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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와 살인 등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TV 생방송 도중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진행자에게 총을 겨누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내부 무력 충돌' 상태를 선포하고 군에 폭력 집단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 수행을 명령했다.

에콰도르 대통령실은 사건 직후 "노보아 대통령은 오늘 에콰도르가 내부 무력 충돌 상태임을 선포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대통령은 폭력 집단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도록 군 등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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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를 탄 군인들이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의 중심가를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납치와 살인 등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TV 생방송 도중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진행자에게 총을 겨누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내부 무력 충돌’ 상태를 선포하고 군에 폭력 집단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 수행을 명령했다.

CNN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오후 에콰도르 과야킬에 있는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무장 괴한 10여명이 침입했다. 두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생방송 중인 뉴스 스튜디오에 들어가 진행자와 스태프 등에게 총구를 겨눴다. 괴한들은 카메라에 수류탄을 내보이거나 방송국 직원의 상의 주머니에 폭발물을 집어넣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총성과 “쏘지 말라”는 외침도 생방송으로 송출됐다.

군과 경찰은 현장에 급파돼 진압 작전을 펼쳤고 1시간여 만에 관련자 13명을 체포했다. 인질로 잡혀 있던 방송국 직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총에 맞거나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 대통령실은 사건 직후 “노보아 대통령은 오늘 에콰도르가 내부 무력 충돌 상태임을 선포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대통령은 폭력 집단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도록 군 등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무장한 한 괴한이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과야킬 TC텔레비시온 스튜디오에 난입해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노보아 대통령이 치안 불안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앞서 노보아 대통령은 ‘로스 초네로스’ 갱단 두목인 아돌포 마시아스의 탈옥을 계기로 60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에 강력한 치안 유지를 지시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오후 11시에서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령도 내렸다.

그러나 사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새벽 쿠엥카에 있는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는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수도인 키토 도심에서도 최소 5차례의 폭발이 발생했다. 과야킬, 에스메랄다, 로하, 엘구아보 등지에서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고 마찰라와 키토에선 최소 7명의 경찰관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AFP통신은 이날 경찰관 2명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갱단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수감자 탈옥 사건도 이어졌다. 디아나 살라자르 검찰총장에 대한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수감됐던 ‘로스 로보스’ 갱단의 두목급 등이 이날 새벽 탈옥했다.

에콰도르에선 갱단 간 분쟁이 자주 발생하면서 치안이 악화되고 있다. 주요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끼어 있는 에콰도르는 유럽과 북미로 향하는 마약 거래 통로로 이용되면서 살인과 납치 등 강력 사건이 빈번하게 터지는 것이다. 지난해 8월에는 대선 후보였던 건설운동 소속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가 유세 중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주변국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페루는 에콰도르와 접한 북부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 미 국무부도 에콰도르 폭력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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