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D-1… '75% 찬성표' 절실한 태영, 채권자 막판 설득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채권자의 75% 찬성표’가 절실한 태영그룹은 10일 주요 채권자들을 만나 막판 설득에 나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중심의 주요 채권단은 워크아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산업은행은 10일 주요 채권자 회의를 열고 “채권단은 (태영그룹의) 자구계획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워크아웃 개시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시중은행 6곳(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IBK기업ㆍ농협은행)과 주요 2금융권(여신금융협회ㆍ저축은행중앙회, 신협ㆍ새마을금고ㆍ농협중앙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태영 측에선 TY홀딩스ㆍ태영건설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참석해 자구계획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이 ‘채권단의 입’에 쏠린 데는 금융 채권자가 워크아웃 개시의 키를 쥐고 있어서다. 내일 열릴 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609곳 채권자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밟을 수 있다. 이때 채권자의 의결권은 신용공여액 기준이다. 채무가 많을수록 의결권 비중이 커진다는 의미다. 투표 방식은 서면 결의다. 금융채권자는 내일까지 팩스나 e-메일로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찬반 의사를 산은에 전달한다.
산은 중심의 채권단 회의에서 워크아웃에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온 데는 태영그룹이 ‘기존 자구책+알파(α)’를 내놓은 영향이 크다. 산은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엔 대주주인 윤석민 회장(25.4%)과 윤세영 창업 회장(0.5%)의 TY홀딩스 지분과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36.3%)을 담보로 현금 확보에 나서겠다는 게 추가 자구안의 핵심이다. 또 태영그룹은 TY홀딩스의 자회사인 SBS미디어넷(TY홀딩스 지분율 95.3%)과 DMC미디어(54.1%) 지분을 담보로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9일 약속했다.
태영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제시한 자구계획엔 지주사인 TY홀딩스(27.8%)와 윤세영(1%)ㆍ윤석민(10%) 부자가 보유한 태영건설 주식에 대한 경영권 포기, 태영건설 보유 자산의 담보 제공 또는 매각 확약, TY홀딩스의 태영건설 지원(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지원 등 4가지 자구안) 등이 담겼다.
하지만 ‘워크아웃’ 개시까진 잔불은 남아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의 전체 의결권에서 금융당국의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은행권의 의결권(산은 포함)은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약 33%다. 나머지 금융채권자(67%)는 건설 현장별로 폭넓게 분산돼 있다. 태영건설의 보증채무까지 따지면 채권단 명단엔 저축은행과 캐피탈은 물론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이 즐비하다. 태영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내일까지 ‘최소 42% 찬성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2금융권의 채권단 반응은 태영측의 추가자구안 발표 이후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신용협동조합 관계자는 “(추가 자구안을 보면) 워크아웃에 대한 대주주의 책임 의지가 엿보인다”며 “내부적으로 동의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시행사에 묶인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보증채무가 많다”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사업장이 멈추는 것보다 공사가 진행돼 채무부담을 낮춰줄 워크아웃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했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태영건설에 대한 금융채권은 최대 넉달간 유예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이 기간에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거쳐 PF사업장 처리부터 재무구조 개선, 유동성 조달방안 등 워크아웃 첫 단추인 기업개선계획을 마련한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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