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서 발견된 이 곤충, 북극 출신이었다…“기후위기·남극관광 탓”

박상은 2024. 1. 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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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남극에서 발견되는 외래종 곤충 '겨울각다귀'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북극과 북미 지역에서 기원한 곤충이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소수의 외래종이 특정 지역에 침입하면 일반적으로 낮은 유전적 다양성을 보이지만, 겨울각다귀는 기원지가 여러 곳이어서 외래종임에도 높은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급격한 기후 변화와 남극 관광 등의 영향으로 외래종의 침입이 늘면서 생태계 전반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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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남극에서 발견되는 외래종 곤충 ‘겨울각다귀’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북극과 북미 지역에서 기원한 곤충이었음이 확인됐다. 극한의 기후를 가진 남극 조차 급격한 기후변화와 남극 관광 등의 영향으로 외래종 침입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극지연구소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세종기지를 포함한 5개 기지에서 겨울각다귀를 채집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겨울각다귀(Trichocera maculipennis)는 북반구의 동굴 등에 서식하는 곤충이다. 남극에서는 현재 세종과학기지 등 사우스셔틀랜드 제도의 킹조지섬에 있는 대부분 기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우스셔틀랜드 제도에서 처음 보고된 것은 약 15~20년 전으로 추정된다.

남극에서 채집된 겨울각다귀 성체 수컷(왼쪽)과 겨울각다귀 성체 암컷. 극지연구소 제공


극지연구소 연구팀이 채집한 겨울각다귀의 기원지는 북극의 스발바르와 폴란드의 동굴 집단, 캐나다 테라노바 국립공원 집단 등이다. 연구팀은 남극 환경에서 겨울각다귀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로 유전적 다양성을 지목했다. 같은 종이더라도 유전자형이 다른 것을 유전적 다양성이라고 하는데, 유전적 다양성이 높을 수록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한다.

연구팀은 “소수의 외래종이 특정 지역에 침입하면 일반적으로 낮은 유전적 다양성을 보이지만, 겨울각다귀는 기원지가 여러 곳이어서 외래종임에도 높은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남극은 1950년대까지 남극을 둘러싸고 순환하는 남극순환해류와 극한의 기후로 인해 외래 생물의 침입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급격한 기후 변화와 남극 관광 등의 영향으로 외래종의 침입이 늘면서 생태계 전반이 위협받고 있다.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지난해 남극의 해빙(바다 얼음) 면적은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를 수행한 김지희 책임연구원은 “생태계 교란종으로 알려진 배스나 뉴트리아와 같이 한 번 유입된 외래종은 퇴치가 매우 어렵고 완전 제거가 불가능할 수 있다”며 “외래종의 남극 유입 방지를 위한 선제적인 국제 공동 대응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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