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한 이재명 “상대 죽이는 정치 종식해야…제 목숨 없어진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퇴원했다.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지 8일 만이다.
이날 오전 11시 입원해있던 서울대병원을 나선 이 대표는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제대로 된 정치를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죽여서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며 “서로 존중, 인정하고 타협하는 제대로 된 정치가 복원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우리 정치가 어느 날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두가 되돌아봤으면 하고, 저 역시도 다시 한번 성찰해서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중하고 공존하는 정치를 복원하고, 희망 있는 나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남은 제 목숨이 없어진들 뭐가 그리 아깝겠나”라고 덧붙였는데, 이 대목에선 잠시 쉬었다 말했다.
피습 사건이 발생한 부산을 향한 메시지도 냈다. 이 대표는 “부산 시민 여러분과 생사가 갈리는 위급한 상황에서 적절하고 신속한 응급조치로 제 목숨을 구해준 부산의 소방·경찰, 그리고 부산대병원 의료진들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부터 치료까지 최선을 다해준 서울대병원 의료진께도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표는 피습 이후 불거진 헬기 이송 특혜 논란이나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기면서 빚어진 지역 의료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관련 논란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부산 시민들과 부산대 의료진 등을 언급해 감사의 뜻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표는 검은 양복에 하얀 셔츠 차림이었다. 수술을 받은 왼쪽 목 부위에는 연주황 밴드가 붙어 있었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또 입장 발표 직전에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몇 차례 헛기침하고, 목 부위가 불편한 듯 손으로 매만졌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분간 인천 계양구 자택에 머물며 치료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 측은 “안정이 최우선이라 당분간은 면회 등도 자제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야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 앞에는 만만치 않은 난제가 놓여있다. 이 대표 퇴원 한 시간 전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탈당했다. 11일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탈당한다.
또 친명계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달 29일 한 지역 정치인의 수행비서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 대표는 9일 현 부원장에 대한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손국희ㆍ김정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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