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해’ 맞아 절치부심 다짐한 ‘2000년생 용띠’ 임희정

고봉준 2024. 1. 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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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이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인터뷰를 한 뒤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고봉준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올린 임희정(24)은 “지난 연말 열린 KLPGA 대상 시상식을 TV로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 2021년과 2022년 연속해서 인기상을 휩쓰는 등 연말이면 늘 시상식 준비로 들떴지만, 지난해에는 정상에서 멀어져 초청장도 받지 못했다.

“임희정답지 않았다”라는 말이 나온 2023년이었다. 루키였던 2019년부터 매년 우승권에서 다퉈온 임희정은 지난해 톱10을 겨우 7번만 기록했다. 대신 4차례 컷오프를 당했고, 잔부상으로 기권도 2번이나 선언했다.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임희정이 절치부심을 다짐했다.

‘용의 해’ 2024년을 맞이하는 ‘2000년생 용띠’ 임희정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신제품 발표회 기자회견에서 “내 장점은 꾸준함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이를 잘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내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희정은 프로골퍼들 사이에서도 폼이 가장 예쁘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다. 키는 161㎝로 크지 않지만, 본인의 설명처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같은 스윙으로 코스를 정복했다. 특히 아이언샷이 좋아 매년 그린 적중률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2019년 데뷔와 함께 3승을 거둔 뒤 2022년까지 빠르게 5승을 채운 원동력이기도 하다.

임희정이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신제품 발표회 기자회견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테일러메이드

그러나 임희정은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9.18%(10위)로 높았지만, 그린 적중률이 69.21%(46위)로 떨어지면서 평균 퍼트 개수가 30.49개(49위)로 늘어났다. 2022년 4월 출근길 교통사고의 여파가 계속된 탓이 컸다. 이때 몸을 크게 다쳤던 임희정은 “그때 이후로 부진하기는 했지만, 교통사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늘 핑계를 대는 기분이 들어서였다”면서 “그래도 지난해 후반기부터 드라이버와 퍼터를 바꾸면서 성적이 나고 있다. 운동도 열심히 해서 비거리가 10m나 늘었다”며 웃었다.

임희정은 지난해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중도 기권한 뒤 월차를 내고 한 달 반 정도 휴식을 취했다. 이때 몸을 치유했고, 마음의 안정도 찾았다. 소망 중 하나였던 운전면허도 따는 등 20대 또래들과 비슷한 일상을 보냈다. 임희정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쉼표를 찍으니 골프도 다시 풀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정찬민과 김수지, 유해란, 임희정(왼쪽부터)이 10일 열린 테일러메이드 신제품 론칭쇼에서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테일러메이드

임희정은 어릴 적부터 국가대표로 뛰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유해란(23), 정윤지(24)와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때부터 많은 팬들이 생겼고, 프로로 데뷔하면서는 ‘사막여우’라는 귀여운 별명도 얻었다. 이제는 어느덧 6년차가 된 임희정은 “해가 바뀔수록 후배들이 많아진다.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다음달 1일 태국으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시작하는 임희정은 “사실 올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용의 해 아닌가. 용띠로서 올해 1월 1일이 되면서 무언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좋지 않은 기억은 날려버리고 용처럼 훨훨 날아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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