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태영건설 워크아웃 '급물살'…금융권 채권단도 '화색'

부광우 2024. 1. 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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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자구안 발표에 회생 '물꼬'
최종 결정 '디데이' 하루 앞으로
"막판 고비 넘겼다" 안도의 한숨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태영건설의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이 급물살을 타면서 금융권 채권단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태영그룹과 오너 일가가 전격적으로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회생의 물꼬가 트인 덕분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디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채권단에도 긴장감이 흐르지만,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과 함께 최종 결정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 발표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존 자구계획이) 부족할 경우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이는 핵심 계열사인 에코비트 등 주요 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 제공을 골자로 한 기존 자구계획에 더해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 태영건설에 투입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윤 창업회장은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만족스러움을 표하면서, 태영건설은 법정관리행 위기를 넘긴 것으로 평가된다. 추가 자구안 발표 직후 산은 측은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과 계열주의 책임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태영그룹의 발표 전 금융그룹 회장단과 만나 "채무자 측이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 취지에 부합한다"며 이해를 구했다.

이로써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둘러싼 채권단의 기류도 극적으로 돌아서게 됐다. 한때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지원에 기대에 못 미치는 대응을 내놓고 이에 채권단이 반발하면서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태영그룹이 결국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면서 채권단의 반응도 180도 전환된 모양새다.

태영그룹의 추가적인 자구안에 대해 주요 채권자인 보험업권의 분위기도 긍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보험업계 주요 채권자인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자구안을 보면 워크아웃 결정에 긍정적으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태영건설 주채권단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이를 바탕으로 태영그룹은 채권단 설득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산은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5대 은행과 기업은행 등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자들을 재소집한 자리에서, 태영그룹 임원들은 직접 자구안의 진정성과 워크아웃 개시 동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채권자 모임은 당초 지난 8일 열리려다 취소됐지만,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다시 열리게 된 회의다.

이후 채권단은 "자구안을 계획대로 이행한다면 워크아웃 개시와 이후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돼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협력업체와 수분양자, 채권자 등 많은 이해 관계자의 손실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한다"고 전했다.

이제 관심은 최종 결론에 모아진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제1차 협의회에서 서면 결의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파악한 609개 채권자 중 산은에 신고한 채권액을 기준으로 의결권이 부여되고, 신용 공여액 기준으로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각 채권사는 워크아웃 가결 혹은 부결 중 어느 쪽이 자사에 유리한 지를 따지는 논의에 들어갔다. 태영건설 채권단 중 금융그룹과 그 계열사의 채권액 비율은 30% 수준이다. 나머지 채권은 중소 규모 금융사들이 들고 있다.

채권단의 한 금융사 관계자는 "600여곳에 이르는 태영건설 채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룹의 진정성 있는 회생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며 "추가 자구안 발표를 기점으로 워크아웃 동의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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