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텔레그램 턴다…"채널 운영자 조사 중"
"텔레그램만 특정 안해…사건 많으며 전방위적 처리 중"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앵커> 금융감독원이 최근 불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를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 됐습니다.
이번 사안을 단독 취재한 기자와 직접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부 정호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취재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최근 한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를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인 만큼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조사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생을 침해하는 불공정거래에 대해선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특정이 되진 않지만, 업계에선 수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매일 수십 개의 메시지가 올라오던 채널이 지난주 금요일(5일)부터 활동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인데요.
다만 해당 채널 운영자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운영을 쉬고 있어서 소문이 그렇게 돈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특사경에서 조사를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 본인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며 "제가 아니라 다른 곳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오늘 오전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 일부 채널에선 "장 열린 지 한 시간이 넘었는데 텔레그램이 고요하다"는 등의 메시지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당국이 조사를 마치고 나면 결과를 발표할테니 기다려봐야겠네요.
정 기자, 사실 텔레그램하면 과거 n번방 사건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큰데요.
투자업계에선 많이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 아니겠습니까? 불공정거래가 일어났다면 어떻게 일어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방송을 보고 계신 시청자분들 중에서도 텔레그램으로 여러 정보를 받아보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먼저 텔레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요. 텔레그램은 카카오톡처럼 메신저의 기능도 있지만, 유튜브처럼 구독하면 운영자가 올리는 글을 받아볼 수 있는 '채널'도 있습니다.
채널을 통해선 놓치기 쉬운 뉴스라거나, 정부의 경제 지표 발표 내용, 해외 소식 등을 공유받을 수도 있는데요.
이런 측면에선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언론사들도 채널을 운영 중일 정도로 투자 업계에선 텔레그램 활용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이용자 추적이 어렵다는 점에서 불법 리딩방이라거나 이른바 '받글'로 대표되는 '증권가 지라시'의 유포 창구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특히 이번 건의 경우 특정 테마주나 종목을 찍어주는 형태의 선행매매가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를 들어 초전도체라거나 테마가 시장에서 '이 종목들도 테마주로 볼 수 있겠습니다'라는 식의 멘트와 함께 A종목, B종목 등 특정 종목들을 올리는 형태인 것이죠.
금감원도 이 과정에서 종목을 먼저 매수한 뒤, 글을 올려 가격을 올리는 형태의 선행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금융감독원에서 불공정거래를 엄단하겠다고 하더니 드디어 칼을 빼든 것 같네요.
최근 금감원은 수사 인력도 크게 늘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금감원은 올해 정기 인사를 통해 특사경 정원을 기존 26명에서 46명으로 2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한 이래로 불공정거래를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는데요. 이 같은 의지를 추진할 힘이 실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 특사경은 하이브 직원의 선행매매 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카카오의 SM 주가 시세조종 의혹 등을 수사하기도 했고요.
지난해 말에는 핀플루언서 등에 대해 엄정 수사 방침을 밝히고, 이른바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죠.
이 원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서도 "정치 테마주, 사기적 부정거래와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엄단해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되도록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가 "현재 사건이 많으며, 텔레그램만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향후 금감원의 행보를 주목해야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호진 기자였습니다.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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