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먹다 갑자기 죽은 영국 대학생…이 가루 때문에

땅콩 알레르기, 소량 섭취도 위험
음식점이 바뀐 성분 공지 안 한 듯

약 3년 전 피자를 먹다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20대 영국 남성의 사인이 '땅콩 알레르기'로 밝혀졌다. 레스토랑은 음식에 땅콩 가루를 넣기 시작했으나, 바뀐 재료를 알리지 않아 이런 비극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BBC 방송, 가디언 등 영국 현지 매체는 2020년 7월 사망한 대학생 제임스 앳킨슨 사건을 조명했다. 앳킨슨은 당시 친구와 함께 음식점에서 피자, 커리 등 여러 음식을 배달시켜 먹다가 사망했다. 경찰은 최근 그의 사인이 땅콩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땅콩 알레르기로 사망한 영국 대학생 제임스 앳킨슨 [이미지출처=BBC 캡처]

앳킨슨은 땅콩 알레르기 환자였고, 과거에도 여러 차례 땅콩 성분이 들어간 음식물을 먹었다가 고생한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음식을 먹기 전 성분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다. 사건 당시에도 땅콩이 포함되지 않은 걸 확인한 뒤 주문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배달된 피자를 먹자마자 그는 숨을 헐떡이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그는 즉시 구급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함께 있던 친구에게 응급 주사제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앳킨슨이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던 시점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끝내 그는 사망 진단을 받았다.

사건 조사 결과 영국 경찰은 앳킨슨의 위장에서 땅콩 성분을 확인했으며, 그가 먹은 음식에서도 많은 양의 땅콩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앳킨슨이 배달 주문을 한 음식점이 땅콩 가루를 사용하기 시작했음에도 바뀐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영국 음식점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포함된 식자재를 사용할 때 식품표준청(FSA) 지침에 따라 모든 메뉴에 알레르기 정보를 표기할 의무가 있다.

한편 땅콩 알레르기 반응은 땅콩을 섭취하거나, 혹은 땅콩이 피부를 스쳤을 때 두드러기가 나거나 복통 및 구토를 일으킨다. 심한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의식을 잃거나, 숨질 위험도 있다. 땅콩 알레르기 환자는 극소량의 땅콩만 섭취해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