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AI의 모든 것’ CES 2024 개막…韓기업 선도 기술 뽐내

우수연 2024. 1. 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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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개막
지멘스·인텔·로레알 CEO 기조연설
한국인 연설자로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참여기업 중 20%가 韓 기업

미래 혁신 기술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4’의 막이 올랐다. 올해 전시에서는 가전, 모빌리티, 유통, 헬스케어, 뷰티까지 다양한 산업과 우리 일상 속에 녹아든 인공지능(AI)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CES에 모인 글로벌 기업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을 세계 무대에 공개하고, 소비자들은 현존하는 글로벌 첨단 기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는 150여개 국가에서 35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했다. 글로벌 혁신 기술이 모두 모이는 CES 유레카 파크에는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2만여명 늘어난 13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 현지뿐만 아니라 인접 도시인 로스앤젤레스까지 CES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입국 수속에만 2시간 이상이 걸리고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직항·국내선 항공권은 이미 1년 전 매진됐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개막했다. 참가자들이 전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CES 2024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다. 모든 기업과 산업이 힘을 합쳐 인류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번 CES의 기조연설 연사들은 데스크톱·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다루는 프로세서부터 헤어드라이어, XR(확장현실) 헤드셋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는 익숙한 제품들을 소개했다. 다만 단순한 생활 속 제품이 아니라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노력이 녹아 있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들이다.

CES의 주관사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를 대표하는 게리 사피로 회장은 "CES 2024를 통해 기업과 관람객, 미디어가 함께 모여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혁신 기술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행사 시작의 소감을 밝혔다.

올해 CES 기조연설의 포문은 롤랜드 부시 지멘스 CEO가 열었다. 지난 8일 지멘스는 소니와 함께 만든 산업용 고화질 확장현실(XR) 헤드마운트(헤드셋)를 공개했다. 부시 CEO는 "XR 헤드마운트를 통해 산업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를 현실과 구분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며 "여기에 인공지능(AI)을 더하면 현실의 과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과 뷰티 등 소비재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비전을 강조했다.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 로레알 CEO는 뷰티업계 최초로 CES 기조연설에 나서 기술을 활용한 뷰티테크의 긍정적인 역할을 피력했다. 히에로니무스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한 차세대 헤어드라이어 ‘에어라이트프로(AirLight Pro)’를 공개하고 로레알의 전략적 투자를 소개했다. 이 제품은 적외선 기술과 바람을 결합해 모발을 시각적으로 더 매끄럽게 관리하고 빠르게 건조시켜, 에너지 소비량도 최대 31%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작동해 사용자가 필요에 맞게 설정을 맞춤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히에로니무스 CEO는 "로레알은 115년 동안 과학을 활용해 개인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을 충족시키는 경험을 제공하고 혁신해왔다"며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과 협업해 만든 에어라이트는 기술을 통한 성능 향상과 다양한 니즈 충족, 환경 영향 감소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니콜라 히에로니무스 로레알 그룹 CEO(사진 왼쪽)와 바바라 라베르노스 연구혁신·기술부문 수석 부사장이 9일 오전(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에어라이트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로레알]

미국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두 명의 CEO도 기조연설을 맡았다. 이날 팻 겔싱어 인텔 CEO는 ‘AI 시대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SW)가 현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대담 형식의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올해 CES에서 인텔은 전문가를 위해 설계된 최상위 제품군 14세대 HX 시리즈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겔싱어 CEO는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오직 기술만이 지난 40년간 산업계에서 중립적인 플랫폼으로써 존재했고, 기술 발전의 결과는 인류가 어떻게 기술을 다뤄왔냐에 달려 있었다"며 "AI는 지난 수십년간 해결될 수 없었던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하고 있고, 우리는 선(善)을 위한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0일에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반도체가 AI 혁신 기술을 어떻게 구현해낼 수 있을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아몬 CEO는 특히 퀄컴의 ‘스냅드래곤’ 반도체가 다양한 기기에서 생성형 AI를 구현할 최적의 반도체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중 유일하게 기조연설을 맡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인프라 건설 구상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직접 설명한다.

한편 올해 CES에서 한국기업의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CES 전체 참여 기업 중 약 20%가 한국기업이다. 참가 규모 기준으로는 미국, 중국에 이은 3번째다. CTA가 기술성·디자인·혁신성이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에 수여하는 ‘최고혁신상’에 선정된 27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한국기업이다.

라스베이거스=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라스베이거스=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라스베이거스=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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