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 3조 넘게 증가…주담대 증가폭 축소

지난해 대출금리 안내문이 붙은 시중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한 달 새 3조원 이상 늘었고 주택담보대출도 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말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증가 폭은 전월 대비 축소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5조원으로 전월보다 3조1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월(5조4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줄어들고, 기타대출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50조4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 늘었다. 주택 매매 거래가 감소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12월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매매 거래 위축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영향에 증가 폭이 축소됐다"면서도 "통상 아파트 입주는 2~3개월에 걸쳐 진행되는데, 지난해 10~12월 입주 물량이 많았던 게 잔금 대출 수요로 작용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많이 축소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잔액은 243조3000억원으로 2조원 감소했다. 이는 연말 상여금 유입과 부실채권 상·매각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 잔액은 1247조7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 줄었다. 이중 대기업 대출 잔액이 247조8000억원으로 2조원 감소했다. 기업이 연말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해 한도 대출 상환에 나서는 등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999조9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 줄었다. 은행의 부실채권 상·매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상당 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차장은 "가계와 기업대출 모두 시계열상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진 않았다"며 "연말 계절적 요인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권 수신 잔액은 2322조9000억원으로 14조1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 잔액이 898조4000억원으로 42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연말 지방자치단체 재정 집행 자금 유입, 기업 재무 비율 관리 목적 자금, 가계 상여금 유입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