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용률 역대 최고치…취업자수는 32.7만명 증가(종합)
노년층 고용도 증가…증가폭은 전년 절반
지난해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따른 일상 회복에 힘입어 돌봄 수요가 증가하면서 보건 산업 관련 취업자 수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노년층 고용도 증가했다. 하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은 80만명 넘게 늘었던 전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3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64세 고용률(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은 69.2%로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62.6%로 1963년 연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전체 실업률은 2.7%로 전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은 2021년 3.7%, 2022년 2.9%보다 줄어들면서 양호한 고용 흐름을 이어갔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전년(81만6000명)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지난해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 21만8000명 줄어든 이후 2021년 36만9000명, 2022년에는 81만6000명 늘었다.
지난해 고용시장의 훈풍을 이끈 것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이들 업종에서 취업자 수는 14만3000명(5.3%)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돌봄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건복지 관련 민간부문에서 노동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하는) 일자리 부문에서도 보건복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설명했다. 일상 회복에 따라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도 취업자 수가 11만4000명(5.2%) 늘었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도 7만명(5.4%) 증가했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4만3000명(0.9%) 줄어들었다. 2022년 13만5000명 늘어난 뒤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2020년 5만3000명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수출이 줄어들면서 화학과 전자제품 분야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도소매업 취업자 또한 3만7000명(1.1%) 감소했다. 도소매 부문의 취업자 수는 온라인 거래 활성화 여파로 2018년부터 6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취업시장은 60세 이상 노년층과 여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연령계층별 취업자의 전년 대비 증감을 살펴보면 60세 이상에서 36만6000명이 늘었다. 50대는 5만9000명, 30대는 5만4000명 각각 증가하는 것에 그친 데 비해 증가폭이 컸다. 특히 전체 취업자 수 증가분(30만3000명)의 3분의 2를 넘는 20만4000명이 60세 이상 여성이었다. 서 국장은 "고령층의 기대수명이 늘면서 인구가 늘고 있어 고용시장으로 진입하는 힘이 큰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이들이 종사하는 보건복지 부문의 고용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양호했던 배경에 대해 "지난해 여성과 노인들이 고용 시장에 진입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뒷걸음질 쳤다. 전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9만8000명 줄었다. 특히 20대 취업자는 8만2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청년층 인구수가 17만7000명 급감한 여파로 봤다. 서 국장은 "청년층 인구가 감소하는 영향을 함께 봐야 한다"며 "인구 효과를 제거한 고용률 수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청년 고용률은 1996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청년 고용률은 46.5%를 기록해 전년 46.6%보다 소폭 낮아졌다. 여성 고용 증가도 눈에 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전년 대비 2만4000명이 증가한 데 비해 여성 고용은 30만3000명 많아졌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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